천하람 “北, 사전 인지 가능성 커”

북한이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당시 이례적으로 유엔군사령부의 연락을 수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정된 통신점검 시간 외에는 유엔사의 연락 자체를 받지 않는 북한이 지뢰 폭발과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운 만큼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지뢰를 설치했다는 정황증거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실에 따르면 지뢰 폭발 당일 우리측이 유엔사로부터 DMZ 진입 승인을 받는 긴박한 시점에 유엔사-북한군 간 연락을 주고받는 직통전화인 일명 ‘핑크폰’이 가동됐다. 현재 군과 통일부가 각각 북한과 소통하던 채널은 단절된 가운데 핑크폰의 경우 하루 2회 정기 통신점검 시간에만 북한 측이 응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지뢰 폭발 당일은 부상자 수송을 위해 DMZ에 헬기가 진입하는 만큼 유엔사가 점검 시간 외에 급박하게 북한 측에 연락을 취했고, 북한 측은 바로 응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북한에서도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천 원내대표는 “평소 정기 점검시간 이외에는 전화를 수신하지 않는 북한이 이례적으로 전화를 받은 것은 자신들이 MDL을 넘어 매설한 지뢰 폭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는 충분한 정황증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에도 유엔사와 우리 군의 현장 조사를 주시, 자신들의 소행임을 부인하기 힘들자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원색적인 담화와 경고를 통해 정치적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도 짙게 보인다”고 했다.

이와 함께 유엔사는 통신점검 시간을 활용해 지뢰 폭발 사고 이후 북한 측에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점도 명확히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북한은 핑크폰을 통해 유엔사 측이 읽는 입장문을 아무 말없이 청취한 뒤 조용히 전화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는 북한 측에 통보하기 직전 지난달 말 입장문을 통해 현장조사 과정에서 MDL 이남 대한민국 측 지역에서 북한 대인지뢰 1발을 발견했으며, 이는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스콧 윈터 유엔사 부사령관(호주 육군 중장)은 전날 공개된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와의 팟캐스트 대담에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DMZ에서 우리가 어떤 활동을 수행하든 신중하고 철저한 계획과 헌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우리가 계속 열어둔 통신선을 통해 북한군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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