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4.7%, 1년7개월 만에 최저

분당·영통 등은 감정가 상회…“80%대 진입 주목”

서울 성동구 트리마제 및 서울숲 아파트 일대 모습. [헤럴드경제DB]
서울 성동구 트리마제 및 서울숲 아파트 일대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경매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1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성남 분당과 수원 영통, 용인 수지 등 경기 남부 주요 지역에서는 감정가를 웃도는 낙찰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매매시장에서 나타난 서울과 경기 남부의 온도 차가 경매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모습이다.

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6년 9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4.7%로 전월(97.0%)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2월 91.8%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낙찰률도 같은 기간 37.1%에서 35.3%로 1.8%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평균 응찰자 수는 5.2명에서 5.4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을 끌어내린 것은 초고가 주택이었다. 지지옥션은 성수동 트리마제와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등 초고가 대형 아파트가 감정가의 70%대에 낙찰되면서 서울 전체 평균을 낮췄다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152㎡(이하 전용면적)은 지난 6월 최초 감정가 73억9000만원에 경매에 나왔지만 두 차례 유찰된 끝에 지난달 58억7378만5940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79.48%다. 해당 평형은 지난해 9월 22일 70억5000만원에 마지막 거래된 바 있어 낙찰자는 약 1년 전 실거래가보다 11억7600만원가량 낮은 가격에 주택을 취득한 셈이다.

여의도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왔다.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계에 나온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147㎡는 감정가 50억원에 경매가 시작됐지만 두 차례 유찰된 뒤 지난달 30일 약 40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올해 같은 주택형의 실거래 최저가가 45억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최근 실거래가와 비교해서도 5억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반면 경기도 주요 주거지역에서는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이어졌다. 지난달 안양시 동안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115.7%에 달했고 수원시 영통구 114.0%, 광명시 113.1%, 용인시 수지구 111.9%, 성남시 분당구 109.7% 등도 모두 100%를 웃돌았다. 지지옥션은 이들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견조한 경매 흐름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개별 물건에서는 상승세가 더욱 뚜렷했다. 성남 분당구 봇들마을2단지 84㎡는 감정가 13억5700만원에 경매에 나와 18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35%에 달했다. 수원 영통구 영통래미안마크원 85㎡도 감정가 7억8100만원보다 높은 8억6004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 110%를 기록했다. 용인 수지구 수지센트럴아이파크 157㎡ 역시 감정가 9억8700만원에서 11억8340만원까지 가격이 올라 낙찰가율이 120%에 달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일반 매매시장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수원 영통구가 0.62%, 성남 분당구 0.56%, 안양 동안구 0.41%를 기록했다. 서울의 상승세가 이전보다 주춤한 사이 경기 남부 선호지역에서는 매수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경기도 전체가 강세를 보인 것은 아니다. 9월 경기 아파트 전체 낙찰가율은 88.8%로 전월 89.8%보다 오히려 1.0%포인트 하락했다. 평택과 김포, 고양 등 일부 외곽지역의 부진이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내렸다. 평균 응찰자 수는 5.9명에서 6.2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향후 관심은 경기 남부 핵심지의 경매 열기가 수도권 외곽으로 확산할지에 쏠린다. 서울과 경기 남부의 집값 격차가 확대될수록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을 찾는 수요가 평택·김포·고양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서울 초고가 주택에서 나타난 낙찰가율 하락이 수도권 전반의 가격 조정 신호로 번질 경우 경기 남부의 높은 낙찰가율도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는 늘어난 반면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동시에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아직 이를 집값 하락 전환의 뚜렷한 신호로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2024년 말 80%대 후반까지 내려간 것을 마지막으로 최근까지 여전히 90%대 이상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향후 낙찰가율이 다시 80%대로 진입한다면 시장 흐름의 변화 여부를 보다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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