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이송 시범사업 ‘미수용 0건’ 홍보
병원 선정에 최장 1시간48분 걸리기도
이소희 의원 “제대로 검증했는지 따져야”
보건당국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줄이기 위해 추진한 시범사업과 관련 ‘응급실 미수용 0건’이라는 성과를 내세웠지만, 정작 ‘미수용’ 판단 기준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국 응급환자 이송 과정에서 발생한 응급실 미수용 현황과 관련 “응급실 미수용에 대한 기준 부재로 별도 정의는 어렵다”고 답했다.
응급실 미수용은 응급환자가 의료기관과 연결되지 못해 수용가능한 병원을 찾아 구급차로 ‘뺑뺑이’ 돌아야 하는 일을 말한다.
복지부는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이송 지연과 환자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송 지연 여부 역시 환자의 질환과 중증도, 지역, 당시 병원별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앞서 ‘미수용 0건’을 시범사업의 주요 성과로 제시한 바 있다. 복지부는 지난 6월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에 대해 ‘성공적인 마무리’라고 평가하며 “3개월간 응급실 미수용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업은 한정된 응급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응급실 이송 지연 문제를 줄이기 위해 복지부와 소방청이 공동으로 추진했다. 올해 3~5월 광주광역시와 전북특별자치도, 전라남도 등 대상이었다.
이 의원은 “복지부는 ‘미수용 0건’이라고 홍보했지만 정작 미수용이 무엇인지 기준조차 없었다”며 “미수용 0건이 아니라 미수용을 세는 기준이 0개였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병원 선정 방식에서도 ‘미수용 0건’이라는 지표 실효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은 수용가능한 의료기관이 확인될 때까지 병원 선정 절차를 진행한다. 구조적으로 ‘미수용’이 발생하지 않는 방식인 셈이다. 병원 선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종적으로 의료기관을 찾으면 미수용으로 집계되지 않을 수 있다.
병원 선정에 성공한 사례도 전체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등 사업 성과를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범사업 병원 선정 실적을 보면 전체 접수 123건 가운데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통해 의료기관 선정에 성공한 사례는 43건(35%)에 그쳤다. 반면 접수 철회는 64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시간별 편차 역시 컸다. 빠르면 10분 안팎이 걸린 반면 최장 1시간 48분까지 소요됐다. 접수 철회의 경우 최대 1시간 26분이 걸리기도 했다.
이 의원은 “병원 선정 성공이 35%에 그친 만큼 국정감사에서 복지부에 미수용 기준부터 세우라고 요구하고 시범사업 성과를 제대로 검증했는지 따져 묻겠다”고 말했다.
정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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