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친일재산귀속법’ 시행

친일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담당

배우 하영이 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넷플릭스 제공]
배우 하영이 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배우 하영의 증조부인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잇는 가운데, 안상호가 일제강점기 당시 축적한 재산을 국가가 환수할 수 있는지를 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친일 행위로 인해 취득·상속·증여받은 재산까지 국가 귀속을 가능하게 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친일재산귀속법)이 오는 12월 시행되면서 실제 환수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하영은 최근 방송 등을 통해 증조부인 안상호가 고종을 진료한 조선 최초의 양의원 개원 의사라며 ‘4대째 의사 가문’임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후 그의 증조부가 안상호(1872~1927)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상호의 일제강점기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안상호는 대한제국 최초의 국비 유학생으로 1902년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으로는 처음 일본 의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귀국 후 고종과 순종의 주치의를 지냈으며, 1916년에는 조선총독부의 통치를 시인한 ‘내선융화’ 단체인 대정친목회 평의원을 지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대됐다.

애초 증조부의 친일 논란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던 하영은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며 “일제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한 것을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방송·광고계 ‘거리두기’…친일행위자 선정 여부 관건

논란이 확산되면서 방송과 광고계에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신작 넷플릭스 드라마 ‘이런 엿같은 사랑’의 인터뷰가 취소된 데 이어 출연 중이던 전자·의류 브랜드 광고 등이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안상호가 일제강점기에 형성한 재산이 친일재산에 해당한다면 국가가 이를 환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제 친일재산귀속법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한 재산 등을 국가에 귀속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러·일전쟁이 시작된 1904년 2월부터 1945년 8월 15일 사이 친일 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과 이를 상속받은 재상 등이 그 대상이다.

다만 증조부의 친일 행적이 확인됐다는 사실만으로 후손에게 상속된 재산이 곧바로 국가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재산 환수가 법적으로 성립하려면 우선 해당 인물이 법률상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공식 인정돼야 한다. 이어 문제가 되는 특정 재산이 확인돼야 하고, 해당 재산이 친일 행위의 대가로 형성됐다는 점과 이후 후손에게 상속된 경위가 모두 확인돼야 한다.

상속 ·증여받은 재산을 이미 처분해 원래 재산 자체를 국가에 귀속시키기 어려운 경우에도 그 대가가 환수 대상이 될 수 있으나, 해당 재산이 친일 재산임을 알지 못한 선의의 제3자에게 이미 처분됐거나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다면 법적으로 제3자의 권리는 보호받는다.

현재 알려진 자료에 따르면 안상호는 정부의 친일반민족행위자 공식 명단이나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안상호의 재산에 대해 국가가 환수 절차를 검토하는 것조차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최형진 시사평론가는 지난 11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 “12월 부활하하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가 안상호를 새 조사 대상으로 삼을지, 그리고 그의 재산 형성 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들여다보는 것이 관건”이라며 “만약 증조부의 친일 행적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그것이 하영 씨의 잘못이 아닌 만큼 별개로 판단이 돼야 하지만, 대중의 정서를 읽고 그 호감으로 활동하는 연예인으로서 최소 이번 논란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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