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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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테슬라가 전 세계 1위 기업입니다. 하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글로벌 톱(TOP)10 기업 중 나머지 2~10위엔 중국 기업들이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는 점이 걱정되는 지점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4월 22일(현지시간) 테슬라 어닝콜에서

여러분께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이 말이 테슬라가 개발 및 양산을 예고한 휴머노이드(humanoid·인간형) 로봇 ‘옵티머스’에 대한 ‘자신감’으로 들리시나요? 아니면, 놀라운 속도로 따라붙고 있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의 맹렬한 추격에 대한 ‘불안감’을 표현한 것으로 읽히시나요?

물론 머스크는 이런 말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선 테슬라에 필적할 만한 회사는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4월 22일(현지시간) 테슬라 어닝콜에서
[로이터]
[로이터]

머스크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불과 2년 전 그가 했던 말이 다시 회자하고 있는데요. 지난 2023년 11월 당시 머스크는 “미래 톱(TOP)10 글로벌 전기차 기업 명단엔 1위 테슬라를 뒤쫓는 나머지 중국 기업 9개가 따르는 형국이 펼쳐질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테슬라가 향후 오랜 기간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 자리를 지켜낼 것이란 자신감을 바탕으로 머스크가 한 말이죠.

하지만, 2024년을 지나 올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판도의 주도권은 중국이 가져가는 분위기란 분석에 힘이 실리는 수치가 속속 나오고 있는 게 지금 현실입니다.

중국 BYD가 글로벌 시장 전기차 판매량에서 작년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테슬라를 앞섰고요.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824만대 중 70.5%에 이르는 1286만대는 중국이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선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점차 옛말이 되고 있단 평가도 나오죠. 화석연료를 통한 미국의 패권을 연장하겠단 구상을 토대로 전기차 산업에 대한 지원에 상대적으로 손을 놓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고려할 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입김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단 평가죠.

머스크의 예상보다 중국 전기차의 굴기(屈起) 속도가 훨씬 더 빨랐듯,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도 수성을 자신했던 세계 1위 자리를 중국에 더 일찍 내줄 가능성도 있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실제로 전통의 로봇 강국으로 군림하던 미국에선 최근 중국에 추월당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올해 들어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과시 나선 中

그동안 갈고 닦아 온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에 대한 중국의 자부심이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개발한 기술로 중국이 생산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다양한 기술을 뽐내면서죠.

① 춘제(음력설) 갈라쇼 칼군무

1월 29일 중국 CCTV에서 방영한 ‘춘완’에 등장한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 ‘H1’이 중국 전통무용 ‘뉴양거’를 추는 모습. [웨이보 캡처]
1월 29일 중국 CCTV에서 방영한 ‘춘완’에 등장한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 ‘H1’이 중국 전통무용 ‘뉴양거’를 추는 모습. [웨이보 캡처]

지난 1월 29일 관영 중국중앙TV(CCTV)가 춘제(春節)를 맞이해 매년 제작·방송하는 특집 공연 ‘춘완(春晩)’에선 휴머노이드 로봇 16대와 인간 무용수 16명이 함께 중국 전통무용 ‘뉴양거(扭秧歌)’를 추는 무대가 선보였는데요.

공연에 등장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중국 기업인 유니트리(위수커지·宇樹科技)가 제작한 ‘H1’인데요. 사람의 움직임을 따라 손수건을 던졌다 받는 등의 어려운 동작까지도 문제없이 소화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유니트리는 3개월이 넘는 맹훈련에 돌입했던 것으로 알려졌고요.

생방송으로 진행된 공연에 로봇 칼군무가 등장한 점도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생방송의 특성상 방송 사고가 날 경우 큰 곤란을 겪을 수 있었지만, 공연에 투입된 휴머노이드 로봇이 무탈하게 임무를 수행해 냈다는 점에서 중국의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인단 평가도 나왔고요.

② 720도 돌려차기

중국 유니트리가 개발-생산한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돌려차기 등 고난이도 쿵푸 동작을 하는 모습. [유니트리 유튜브 캡처]
중국 유니트리가 개발-생산한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돌려차기 등 고난이도 쿵푸 동작을 하는 모습. [유니트리 유튜브 캡처]

유니트리는 지난 2월 말엔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전설적인 액션 스타 리샤오룽(李小龍·이소룡, 영어 이름 브루스 리)처럼 720도 돌려차기를 시연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영상 속에서 G1은 발차기하다 살짝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곧바로 자세를 고쳐 잡아 안정감 있는 모습을 선보였는데요. 유니트리 측은 “G1의 알고리즘을 계속 업그레이드해 모든 동작을 학습하고 수행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니트리는 지난 2월 22일 개최한 상하이(上海) 글로벌 개발자 콘퍼런스(GDC)에서 목줄을 잡고 로봇개 ‘Go2’를 산책시키는 G1의 모습을 선보여 관람객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③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

지난달 19일 중국 베이징(北京)시 이좡 경제기술개발구에선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가 열렸는데요. 이 대회엔 유니트리 G1을 비롯해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가 개발한 톈궁(天工), 베이징과학기술대의 ‘작은 거인(小巨人)’ 등이 참가했습니다.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달리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톈궁 울트라의 모습. [중국 CCTV 방송 화면 캡처]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달리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톈궁 울트라의 모습. [중국 CCTV 방송 화면 캡처]

최대 3명의 보조 인력이 로봇과 함께 21.0975㎞ 하프 마라톤 코스를 달리며 경기 중 배터리 교체를 하는 등 주행을 보조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물론 대회에 참가한 21개 로봇팀이 모두 완주에 성공한 것을 아니었는데요. 넘어져 부서지거나, 곡선 주로와 비탈길 등에서 넘어져 부서지거나 방향을 잃고 멈춰버리는 경우도 발생했죠.

이 대회에서 1위는 2시간 40분 42초간 기록으로 하프 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톈궁’이 차지했습니다. 기 180㎝, 몸무게 52㎏인 톈궁은 로봇 중 가장 먼저 출발했고, 최대 주행 시속 12㎞까지 찍으며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달했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전문가들은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이동 시 균형 유지와 충격 흡수, 섬세한 관절 운동 등 고질적인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을 과시했다고 평가합니다.

이 밖에도 ▷애지봇(즈위안로보틱스)의 프로토타입 ‘링시 X2’가 자전거를 탈 수 있을 정도로 인간 수준에 가까운 운동 능력을 구사하며 사람의 감정에 반응하는 모습 ▷지난 2월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소재 ‘엔진AI’란 업체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점프하며 공중제비를 도는 모습 등이 세계인의 뇌리에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각인시킨 대표적 장면으로 꼽힙니다.

中 정부가 직접 나선 로봇 총동원령

올해 들어 중국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또 글로벌 로봇 산업의 선두에 서있던 미국을 턱밑까지 쫓아갈 수 있었던 데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가장 중요한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의 밑바탕에는 국가적 차원의 헌신과 전념이 있었습니다.

로버트 앳킨슨 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
로버트 앳킨슨 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
로버트 앳킨슨 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

일각에선 중국 정부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지원을 ‘국가 총동원령 수준’의 강력한 정책 지원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근간엔 지난 2015년 발표된 ‘중국제조(中國製造) 2025’ 정책에서 로봇 산업을 10대 중점 발전 산업으로 지정한 게 있습니다. 이걸 바탕으로 로봇 완제품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서 로봇 핵심 부품인 감속기, 모터, 제어기, 센서 등의 기술 자립도 향상을 위한 막대한 투자도 활성화됐단 평가가 나오죠.

지난 2016년에 발표된 ‘로봇산업 발전계획(2016~2020)’과 2021년 12월에 발표된 ‘14차 5개년 계획(2021~2025)’을 통해서도 로봇산업 고도화를 위한 기술 자립도 향상 방안 등 본격적인 육성 정책이 추진되기 시작했죠. 특히, ‘14차 5개년 계획’에선 ▷2025년까지 로봇 산업 연평균 20% 성장 ▷로봇 밀도 2배 이상 증가 등 구체적인 발전 목표와 추진 과제가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중국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한 정부 차원의 총력 지원은 지난 2023년 11월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공식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혁신 및 발전을 위한 지도의견(人形机器人创新发展指导意见)’을 통해 더 상세한 윤곽을 잡았습니다. 국가 차원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발전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완성품·핵심 부품 제조와 휴머노이드 로봇용 소프트웨어 개발 촉진 등에서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겼죠.

리창(李强) 중국 총리. [AP]
리창(李强) 중국 총리. [AP]

이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해 ①혁신 시스템 조기 구축 ②핵심 부품 공급 확보 ③글로벌 경쟁력이 충분한 수준의 완성품 기술 조속 확보 ④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실현 ⑤제반 분야에서 시범 적용 ⑥세계적 영향력을 갖춘 2~3개 밸류체인 전문기업과 다수의 전문 중소기업 육성 ⑦2~3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을 추진합니다. 결과적으로 2027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에서만큼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선진국이 된다는 계획도 담았고요.

중국 정부는 다른 첨단 산업들처럼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보조금과 세금 인센티브 등의 금융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 산업 금융 협력 플랫폼을 활용해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선도 기업의 기업공개(IPO)와 자금 조달 방안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참여도 유도 중입니다.

올해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이 처음으로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발표하는 정부 업무보고에 포함됐는데요. 중국 정부의 정책이 중요한 이유는 중국 기업들과 지방 정부가 중앙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특정 산업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체적 결과물 중 하나로 올해 3월 중국 정부 17개 부처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발전을 위한 산·학·연 공동 ‘로봇 응용 분야 혁신 컨소시엄’을 발족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중앙정부 이외에도 지방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 정책도 뒤따르는데요. 베이징·상하이·선전·칭다오(靑島) 등 주요 도시들이 주인공입니다.

베이징시는 앞서 지난 2023년 6월 ‘베이징 로봇산업 혁신 발전 행동 방안’(2023~2025년)을 발표하며 중국 최초로 성급 휴머노이드 산업 혁신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올해 2월엔 ‘베이징 체화 AI 기술혁신 및 산업육성 행동계획’을 내놓으며 2027년까지 100여개 핵심기술을 육성하고 10여개 글로벌 수준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1만대급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육성하고 1000억위안대 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하겠다고도 밝혔고요. 베이징 스징산(石景山)구는 올해 말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산업 매출 10조위안(약 1900조원) 달성’이란 목표를 세우고 관련 지원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베이징 공식 홈페이지]
[베이징 공식 홈페이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까지도 직접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인 상하이 푸리에 인텔리전스(Fourier Intelligence)를 지난해 12월 방문, 이족 보행 로봇 GR-1을 직접 관람하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로봇과 상호 작용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용성과 기술 발전에 관해 관심을 보이기도 했고요.

올해 2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민영 기업가 간담회에선 왕싱싱(王興興) 유니트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민영 기업의 혁신 역할을 강조하면서 로봇 산업을 포함한 전략적 신흥 산업의 발전을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중(對中) 기술 수출 제재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의미도 컸는데요. 그 중심에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도 포함돼 있었던 셈이죠.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선 이미 ‘딥시크 모멘트’

어쩌면 중국이 양산 초기 단계에선 미국을 따돌림으로써 저비용 고효율 인공지능(AI) 모델로 세계에 충격을 안겼던 ‘딥시크 모멘트(the DeepSeek Moment)’를 실현했다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훨씬 더 싼 가격이지만, 성능만은 가정·산업 현장 등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물량 공세를 펼치는 중국 특유의 장점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도 발휘하고 있다는 겁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약 23억7000만달러(약 3조3649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규모는 오는 2028년엔 198억5000만달러(약 28조1830억원)로 8.4배 커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2033년엔 그 규모가 1138억9000만달러(약 161조7238억원)로 10년 전 대비 48.1배나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요.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맥시마이즈마켓리서치는 지난해 22억4000만달러(약 3조1808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오는 2032년에는 488억7000만달러(약 69조3954억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런 예상 또한 8년 만에 시장 규모가 21.8배나 늘어난다고 보는 겁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과거 제시했던 전망치를 서둘러 높여 잡는 곳도 있습니다. 지난 2022년 골드만삭스는 2035년까지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규모가 60억달러(약 8조5182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 봤는데요. 지난해 1월엔 이보다 6배 이상 커진 380억달러(약 53조9486억원) 규모 수준으로 예측치를 높여 잡았습니다. 2035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의 출하량이 약 14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도 내다봤고요.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중국이 이끌어갈 것이라 봤다는 지점인데요.

중국은 올해 총 82억4000만위안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약 1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글로벌 생산량의 과반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시장조사기관 리더봇 등 10개 기관 보고서에서

시장조사기관 리더봇을 포함한 10개 기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1038억위안(약 20조3054억원)으로 확대, 전 세계 점유율의 약 45%를 차지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급격한 발전은) 중국의 급속한 전기차 증가를 떠올리게 한다”며 “중국에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고요.

올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내 중국의 점유율을 조금 더 낮게 보는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그로스 인사이트도 ‘30% 이상’이란 수치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이 역시도 25% 수준에 그친 미국을 이미 넘어선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전망이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게 아닌 이유는 중국 내 주요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이 올해 중으로 양산에 돌입하겠단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① 유니트리

[유니트리 홈페이지]
[유니트리 홈페이지]

휴머노이드 로봇 군무를 선보인 유니트리는 올해 말까지 AI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는 산업, 서비스용 로봇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시장 내 파괴력은 이미 검증된 바 있는데요. 지난 2월 12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에서 예약판매에 들어갔던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 G1과 H1은 곧바로 매진된 바 있습니다.

판매가 9만9000위안(약 2000만원)인 G1 제원은 무게 35㎏, 높이 127㎝로, 작동시간은 2∼4시간이고, G1의 이전 모델인 H1은 상대적으로 낮은 6만5000위안(약 1300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됐습니다. 가격 측면에선 미국 테슬라의 ‘옵티머스’(2만~3만달러 목표), 미국 피겨AI의 ‘피겨 02’(2만~3만달러 목표)의 절반에서 3분의 1 가격에 불과할 정도로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갖는 상황이죠. 미국 앱트로닉의 ‘아폴로’(4만달러 추정) 한 대를 살 가격이면 G1 네 대를 살 수 있습니다.

② 에이지봇

[에이지봇 홈페이지]
[에이지봇 홈페이지]

에이지봇은 화웨이가 매년 2~3명만 선발해 수억 원의 연봉에 채용하는 ‘천재소년(天才少年)’ 출신 펑즈후이(彭志輝)가 창업한 회사입니다. 범용 보디 베이스의 대형 모델을 최초로 출시해 양산을 선도하고 있단 평가를 받는데요. 1기 생산라인에서 연산 1000대를 달성한 만큼, 올해 1만대 인도 목표를 제시한 상황입니다.

③ 유비텍

[유비테크 홈페이지]
[유비테크 홈페이지]

유비텍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 중 유일한 상장 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올해 연산 1000대, 내년 수천대 인도를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2027년엔 1만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고객들에게 인도하겠다는 목표치도 이미 내놓은 상황이기도 하고요.

‘두뇌’만큼은 아직 美가 中에 우위

물량에서만큼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 중국을 따라올 국가가 이미 없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한계점도 보이는 상황인데요.

바로 ‘두뇌’에 해당하는 AI·센서·운영체계(OS) 등 소프트웨어 관련 핵심 기술력 부분에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GPT-4급 멀티모달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기술이 아직은 미국 엔비디아 등에 의존적이란 것이죠.

미국의 피겨 AI, 앱트로닉, 테슬라 등이 딥러닝과 제스처 인식, 음성 기반 인터페이스 등의 글로벌 기술 표준을 선도하는 상황인데요. 엔비디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 간의 기술 생태계 연결 구조가 여전히 확고하단 점도 미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에서 아직 중국에 앞서고 있다는 가장 핵심적인 근거로 꼽히기도 합니다. 단순히 로봇이 하드웨어의 기능만 지닌 게 아니라 ‘범용인공지능(AGI) 단말기’로서 역할을 하기 위한 기반이 중국엔 구축되지 않았다는 거죠.

글로벌 브랜드 파워 등에서도 미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은 미국 이외에도 한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시장에서 바로 적용될 수 있는 국제 표준화 수준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구조를 탑재하고 있다는 것도 중국 이외 시장에서 분명한 한계가 있는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 대비 비교우위로 꼽히는 지점입니다.

물론 중국의 수준이 미국에 거의 다 따라왔다는 경고성 발언도 나오죠.

중국이 지금은 미국 ‘바로 뒤에’ 있을 수 있지만 격차는 크지 않습니다. 아주 근접해 있으며, 이건 장기적으로 끝없는 경쟁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4월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테크 콘퍼런스에서
[AFP]
[AFP]

중국 수준의 대량 생산은 아니지만,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도 산업 현장에 시범적으로 투입, 양산과 외부 판매 개시에 앞서 효율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상황입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과학재단(NSF)이 주관하는 연방정부 차원의 ‘국가로봇구상(NRI)‘이란 큰 틀 아래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미 국방부에서도 다양한 민관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시행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이끄는 것은 결국 실리콘밸리 등에 위치한 민간 기업들”이라며 “빅테크의 천문학적 자금력을 바탕으로 민간 영역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이끄는 게 중국과 가장 극명한 차이점”이라고 짚었죠.

테슬라는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2세대 제품 2대를 지난해 5월 테슬라 공장에 시범적으로 투입한 바 있습니다. 올해는 1000대 이상의 옵티머스를 자사 공장에 투입할 예정이고요. 테슬라는 앞서 올해 최대 1만대, 2026년 12만대, 2027년 120만대 규모로 옵티머스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테슬라]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테슬라]

피겨AI가 엔비디아·오픈AI 등과 함께 개발한 ‘피겨 02’ 제품은 BMW 공장에서 차체 조립과 판금, 창고 작업 등에 투입돼 실증을 진행 중입니다. 피겨AI는 지난 3월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을 위한 제조 시설 ‘BotQ’를 구축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곳에선 연간 1만2000대에 이르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추후 라인을 증설해 4년간 약 10만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어낼 계획도 세운 상황입니다.

이 밖에도 앱트로닉이 엔비디아, 딥마인드와 함께 제작한 ‘아폴로’ 휴머노이드 로봇은 메르세데스-벤츠 헝가리 공장에서 부품 운반 작업에 적용될 계획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개화기, 투자처는?

미국과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두고 패권 경쟁을 벌이는 동안 한국 역시 가만히 손 놓고 지켜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인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은 이들 두 국가보다 최소 2년 이상 격차가 벌어진 게 현실입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에스앤알(S&R) 휴머노이드 팀’을 꾸리며 본격적인 개발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이를 두고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완성도 높은 K-휴머노이드가 2027년 양산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미국·중국 업체들은 올해 양산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2년 정도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보스턴 다이내믹스]
보스턴 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보스턴 다이내믹스]

국내 기업 가운데선 또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2세대’를 투입하겠단 계획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으로 꼽히는데요.

이를 두고도 박찬솔 연구원은 “국내에선 기업 간(B2B) 거래 매출처 발굴이 필요한 일종의 틈새시장 제품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보는 관점에서 글로벌 패권 장악을 위한 국가 지원사업으로 보는 미·중과 큰 차이를 보인다”면서 “보스턴 다이내믹스 같은 현대차 자회사의 휴머노이드 생산량 전망치가 글로벌 선두 업체 대비 높지 않은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풀이하기도 했죠.

이 밖에도 두산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R&D 조직을 신설했고요, LG전자도 자율주행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경영권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뒤늦었지만 지난달엔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K-휴머노이드 연합이 출범했습니다. 오는 2030년까지 1조원 이상 민관 투자를 달성해 휴머노이드 로봇 최강국이 되는 게 목표죠.

한편, 글로벌 증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투자처는 아직 많지 않은 상황인데요.

단일 종목 기준으로 가장 대표적인 투자처가 서학개미(미국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 최애 종목인 테슬라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이 전체 사업의 일부에 불과하단 점은 장점이자 단점인데요. 부진할 경우에도 전기차 등 본업이 받쳐준다는 점에서 안정적 투자처로 꼽히지만, 현재 주가에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단 평가가 나온다는 게 추가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꼽힙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전문 상장기업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유비테크입니다.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지만, 아직 대중 소비형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초기 단계란 점에서 리스크가 큰 종목이란 평가가 나오죠.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도 하고요.

연초 50홍콩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유비테크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지난 2일까지 65%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지난 2~3월엔 100홍콩달러를 돌파하기도 했고요.

생성형 AI 챗GPT는 유비테크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단기보단 3~5년을 내다보는 관점에서 로봇 혁신과 산업 지각 변동에 베팅하는 순도 높은 로봇 테마 플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몇개 없는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단일 종목으론 국내 증시에 상장된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 종가까지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무려 66.26%(16만2700→27만500원) 상승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테마에 집중한 상장지수펀드(ETF)도 아직 시장엔 상장된 게 없는데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과 상용화에 주력하는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최초의 ETF ‘라운드힐 휴머노이드 로보틱스 ETF(HUMN)’ 상장 신청서가 제출됐습니다. 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고요. 편입 예정 기업은 테슬라, 피겨AI,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이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를 통해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섹터에 투자할 수 있는데요. 지난달 15일 함께 상장한 삼성자산운용 ‘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 KB자산운용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 한화자산운용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 등이 대표적 상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