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디저트’ 신제품 출시 잇따라 간편하고 2500원대 ‘저렴한 가격’ 어필 도시락·원두커피 매출 업고 동반 인기
백화점 식품관이나 디저트 전문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고급 디저트’들이 가성비로 무장, 편의점에 속속들이 모습을 들어내며 편의점 업계의 ‘프리미엄 디저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 편의점 디저트는 ‘디저트’라는 개념보다 평소에 먹는 간식정도로 여겨졌다. 근사한 디저트를 먹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아 카페나 전문점을 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상황이 바뀐 것은 지난 해부터다. 조각롤케익, 조각케익, 컵케익, 에끌에어 등 기존 편의점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디저트 상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했고, 소비자들은 간편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고급 디저트를 즐길 수 있게 됐다. ▶ 편의점 디저트 전성시대=식후에 디저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른바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라는 불황형 소비 트렌드의 일환으로 유통업계 전반에 번졌던 ‘디저트 열풍’의 결과다. CU에 따르면 디저트 상품군 매출은 2013년에 전년대비 29.1% 늘어난 데 이어 2014년 35.4%, 3015년 48.2%, 2016년 상반기 92.1%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GS25의 올해 디저트 상품군 매출은 1월부터 6월까지 전년동기 대비 약 70% 늘었다.
여기에 편의점 업계는 지난해부터 디저트 열풍에 ‘1인 가구’, ‘가성비’로 요약되는 최근 소비트렌드를 겨냥한 프리미엄 디저트 상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1000원짜리 알뜰 고급 원두커피로 커피 시장을 두드린 편의점들이 내놓은 디저트는 고급스러우면서도 가격 면에서 부담을 덜어낸 것이 특징이다.
CU는 실제 과즙 농축액을 넣은 ‘GET 미니 마카롱’을 출시했다. 마카롱은 이탈리아에서 기원한 고급 과자로 2012년 7월 프랑스의 라뒤레 마카롱 가게가 서울에 1호점을 낸 뒤 국내에서도 고급 디저트로 분류되고 있다. 기존 마카롱이 3000~4000원대인 것에 비해 GET 미니마카롱은 2500원이다. GS25는 3000원짜리 망고빙수와 유어스팥빙수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북해도 레어치즈케이크’를 선보였다. 총 4종의 케이크인데, 기본 상품인 치즈케이크 가격이 2500원이다. 북해도스위트는 한국에도 ‘북해도스위트코리아’란 이름으로 진출해 있지만, 주로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전문점 수준에 고급 디저트를 간편하게 편의점에서 즐길 수 있는 콘셉트로 북해도 케이크를 출시했다”며 “커피숍이나 디저트 카페를 가지 않아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단 장점에 편의점 디저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가성비 트렌드+알뜰 원두커피=편의점 디저트의 프리미엄화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디저트 문화의 확산과 편의점이 선보이는 알뜰 원두커피의 영향이 컸다.
실제 식후에 디저트를 먹는 것이 대중화되면서 편의점 도시락 매출과 함께 디저트 매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 먹는 고객이 디저트를 함께 구입하는 경우가 늘면서, 올해 상반기 CU에서 냉장 디저트와 도시락을 함께 구매한 고객은 전년대비 324.1%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디저트의 위치가 단순히 간식이나 사치가 아니라 식사의 일부가 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빠르게 덩치를 키워 가는 편의점의 알뜰 원두커피 영향도 컸다. 원두커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고급 디저트를 찾는 고객들도 늘어났다. 커피 전문점을 방문한 고객이 파이나 마카롱, 초콜릿과 같은 디저트를 찾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 디저트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편의점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고 편의점 디저트와 원두커피를 즐기는 식문화가 생겨나기에 이르렀다. 디저트는 단지 고객에게 판매하는 상품의 의미에서 고객을 끌어들이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게 됐다”며 “현재 도시락의 큰 인기로 인해 도시락을 구매하기 위해 편의점을 찾는 고객이 다른 상품들까지 구매하는 것처럼, 향후에는 디저트 카테고리가 점포의 차별화와 모객을 담당하는 역할을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