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에 신용·체크카드 등 등록하면 끝 유통가 각종 ‘페이’와 잇단 제휴 부가 서비스 탑재…시장 급성장
# 직장인 이현주(25)씨에게 지갑은 낯선 물건이 됐다. 휴대전화로 모든 것을 결제하다 보니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이 씨가 사용 중인 A페이는 맴버십과 신용카드까지 한번만 등록해 두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 급하게 물건을 사러 나왔을 때, 길에서 만난 친구에게 커피를 한잔 살 때도 지갑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간편결제’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간편결제가 출현하면서 지갑이 사라졌다. 지갑 한켠을 차지하던 신용ㆍ체크카드와 할인카드는 이제 스마트폰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에 입력만 하면 끝이다.
간편결제란 온ㆍ오프라인 상관없이 ‘간편’하게 결제하는 시스템 모두를 지칭하는 말이다. 카드를 한 번만 등록해두면 공인인증서 없이도 쉽게 결제가 가능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유통업체들도 간편결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전국에 20만개가 넘는 상점들이 삼성페이와 제휴를 맺었고, 신세계는 자사 고객을 위해 ‘쓱(SSG)페이’를 출시했다.중국인이 많이 찾는 면세점들은 잇따라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고 중국 고객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삼성페이는 결제 수단을 넘어 직접 특가몰을 운영하고 있다. 계절에 맞는 이벤트 품목을 주로 취급한다. 지금은 여름 휴가철에 필요한 래시가드와 여행가방, 샌들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삼계탕과 장어, 냉면 등 복날 음식도 판매 중이다. 삼성전자에서 출시된 전자기기도 판매한다.
지난 6월부터는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 구입 고객에게 갤럭시탭을 3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특가몰의 세일 품목을 구입하려면 물건을 삼성페이를 통해 구입해야 한다. 삼성페이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누적결제금액 1조5000억원, 누적가입자 수 300만명을 넘어선 대표적인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신세계 쓱페이는 올해 7월 기준으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를 포함한 전국 3000여개 신세계 계열사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신세계 유통 채널에서 쓱페이로 결제하면 할인 혜택이 있다.
얼마 전에는 아파트 관리비를 결제하는 애플리케이션인 아파트아이와 협약을 맺었다. 쓱페이로 아파트 관리비를 결제하면 3000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문준석 신세계 아이앤씨 마케팅 팀장은 “신세계가 운영하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만큼 신세계 유통채널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알리페이는 실명인증 회원수만 4억50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최대 전자결제 시스템이다. 시장점유율 75%, 중국내 오프라인 가맹점수만 60만개에 달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2년부터 한국을 방문한 유커들에게 알리페이를 통한 상품 금액 결제를 독점 지원해왔다. 알리페이로 상품을 결제하면 5%의 할인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지난 1일 독점계약이 끝나면서 많은 면세점 업계들이 알리페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신라면세점도 알리페이 결제를 도입할 의사를 밝혔다. 앞으로 신라면세점 인터넷 면세점 중국몰과 일부 신라면세점 지점에서도 알리페이를 통한 결제가 가능하다.
아워홈이 운영하는 싱카이, 푸드엠파이어, 오리옥스 코엑스 등 외식 브랜드도 알리페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전국 가맹점 1800개를 가진 카페 프랜차이즈 ‘이디야 커피(EDIYA COFFEE)’와 60여 개 매장이 있는 ‘아티제(caf artisee)’는 간편결제 시스템 ‘페이코(PAYCO)’와 손잡았다.
CUㆍ세븐일레븐ㆍ미니스탑 등 편의점에서는 전국 2만3000여개 가맹점을 가진 T페이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카카오톡과 연계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페이도 6월말 기준 전국 1000개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간편결제 시장이 급속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6조2250억 원에 달한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