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YT ‘머스크식’ 비용절감에 우려 제기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후 미 연방정부의 예산 변화 가능성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정부효율부를 언급하며 기존 미 연방정부 예산(6조7500억달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조달러 이상을 삭감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4일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정부효율부 계정을 만들고 “우리는 비용 삭감 업무에 매주 80시간 이상 일할 용의가 있는 초고지능(super high-IQ)의 작은 정부(small-government) 혁명가들이 필요하다”라며 구인 광고를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머스크가 그동안 자신이 소유한 기업에서 ‘우선 후려치고, 나중에 고치고’(Slash First, Fix Later)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해 왔다며 정부에도 이 방식을 적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비용을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먼저 대폭 삭감하고 발생하는 문제는 그 후에 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머스크는 회사 세부 사항까지 철저히 조사해 가능한 한 비용을 대폭 줄여왔고 필요 이상으로 줄이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옛 트위터 인수 직후 8000명에 가까운 직원 중 4분의 3 이상을 정리해고하며 약 1500명만 남았는데도, 회사 지출은 여전히 통제되지 않는다며 추가 비용 삭감을 지시한 바 있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서는 더 낮은 가격을 위해 공급업체를 압박하는가 하면 그동안 거래해오던 공급업체를 피하고 처음부터 더 저렴한 부품을 직접 제작한 사례가 있다.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테슬라에서는 2015년 모델 X 출시 후 회사가 어려움을 겪자 사무실에서 제공해오던 공짜 시리얼을 없앤 사례도 있다.
머스크의 이런 ‘후려 치기’ 방식 후에도 테슬라는 경쟁사와 달리 수익성 있는 기업으로 거듭났고 스페이스X는 세계 최고의 우주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X 역시 대규모 해고 등으로 인한 당초 우려에도 불구하고 계속 운영되고 있다.
NYT는 그러나 이런 방식의 비용 절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비용 절감에만 몰두해 연구와 안전·직원 사기를 소홀히 해 미래에 잠재력을 손상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특히, 정부와 같은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사회적 반발이나 정책적 제약으로 인해 민간 기업처럼 단순히 비용을 줄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정부 부서의 수장이 되면서 그의 비용 절감 방식이 공공 부문에서 효과가 있을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