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비’ ‘손민수’ 말고 ‘추구美’ 트렌드로

Z세대, 단순 모방 거부…맞춤형 패션 선호

리버시블·투웨이 선택권 넓힌 디자인 유행

무신사
무신사에서 발행한 ‘추구미’ 관련 콘텐츠. [무신사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구체화하려는 일명 ‘추구미(美)’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뷰티·패션업계에서는 개성에 따른 스타일링을 돕는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추구미를 주도하는 이들은 초개인화 시대에서 성장한 Z세대다. 특정 인물(롤모델)이나 워너비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이상향에 맞는 브랜드와 디자인을 선택하는 게 특징이다.

추구미는 지난 7월 방송을 시작한 LG유플러스 STUDIO X+U의 예능 프로그램의 이름(별의별걸: 추구미는 핫걸)에도 등장할 만큼 Z세대들에게 익숙한 용어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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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움직임은 과거 유명인 마케팅으로 정형화된 패션을 유행시켰던 업계도 변화시키고 있다. 타인의 취향을 모방하는 일명 ‘손민수(웹툰 ‘치즈인더트랩’의 캐릭터를 본 딴 용어)’는 대신 자신만의 개성을 찾으려는 소비자 트렌드를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지현 립스틱’, ‘이효리 청바지’ 등 특정인의 아이템을 모방하는 방식은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 실제로 한 패션업체의 대표는 “요즘에는 브랜드 론칭 때 유명 모델을 써 마케팅을 해도 투입 비용 대비 효과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핀터레스트(스타일), 오늘의 집(인테리어)과 같은 세분화된 취향 플랫폼들이 성장한 것도 이런 트렌드가 확산하는 것에 기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제별, 품목별 일반인 인플루언서도 갈수록 많아지는 만큼 본인이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추구미의 대상도 촘촘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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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의 네버풀 반둘리에 인사이드 아웃 MM. [루이비통 홈페이지]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드뮤어룩’, ‘캘리포니아 걸’ 등 소비자들의 취향의 선택지에 해당하는 각종 ‘추구미’별 콘텐츠를 만들어 스타일링을 제안한다. 여러 스타일을 안내하고 제안하되 선택의 주도권은 소비자에게 주는 것이다.

패션업계는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정답 없는 스타일링’을 더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루이비통은 최근 방송인 김나영 등을 통해 ‘양면가방’이라고 불리는 신제품 네버풀 반둘리에 인사이드 아웃 MM을 공개했다. 백을 뒤집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네버풀 가방은 마치 가방을 2개 가진 것 같은 효과와 더불어 취향별 연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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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더백 또는 ‘뷔스티에(브래지어와 코르셋이 결합된 여성용 상의)’ 처럼 활용할 수 있는 LF의 블랙 레이어드백 겸 숄더백. [LF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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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더백 또는 ‘뷔스티에(브래지어와 코르셋이 결합된 여성용 상의)’ 처럼 활용할 수 있는 LF의 블랙 레이어드백 겸 숄더백 착용 컷. [@9to6mag]

실용 소비를 지향하는 최근 경제 분위기까지 더해져 활용성을 높인 투웨이(2가지 용도), 쓰리웨이(3가지 용도), 리버시블(양면) 아이템들은 늘어나고 있다. LF의 아떼 바네사브루노(Athe Vanessabruno) ‘프릴 레이어드 백 겸 숄더백’를 출시할 때 프릴백을 스커트처럼 레이어드하거나 가슴에 걸치는 ‘뷔스티에(브래지어와 코르셋이 결합된 여성용 상의)’ 혹은 ‘숄더백’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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