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일정 두달 앞당겨 새 픽셀폰 공개…AI ‘제미나이’ 기능 본격 탑재
-애플 10월경 AI 기능 스마트폰서 본격 활용
-AI발 지각변동 ‘촉각’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피처폰, 스마트폰, 다음은 인공지능(AI)폰”
AI 스마트폰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첫 AI 스마트폰 자리를 꿰찬 삼성전자에 이어 구글이 AI폰을 선보이고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진다. 구글은 예년보다 스마트폰 공개를 두 달이나 앞당기면서, 애플보다 일찍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애플까지 가세할 경우, AI 스마트폰 시장은 그야말로 ‘대격돌’ 시대를 맞게 된다. AI는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재편됐을 당시 만큼이나 큰 변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AI 기술 경쟁이, 굵직한 기술 변화가 크지 않았던 스마트폰 시장에 대대적인 판도 변화를 가져오게 될 지 주목된다.
▶구글 AI폰 ‘픽셀폰’ 본격 출사표= 구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 '메이드 바이 구글 2024'를 열고 최신 스마트폰 픽셀 9시리즈를 공개했다. 이와함께 신작 스마트폰 탑재될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의 새 기능을 공개했다.
이로써 ‘픽셀9’ 구글의 첫 AI 스마트폰 타이틀을 갖게 된다. 구글 AI폰에는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음성 AI 비서인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 기능이 담긴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구글이 지난 5월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공개한 기능이기도 하다. 이용자와 대화가 가능하고, 주머니 속 도우미처럼 언제 어디서나 묻고 답할 수 있다. 손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핸즈프리 기능도 지원한다. 이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지난 5월 선보인 챗GPT-4o(포오)와 유사한 AI 기능이다. 이 기능은 이날부터 안드로이드폰에서 월 19.99달러의 구독 서비스인 ‘제미나이 어드밴스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영어로 우선 출시된다.
전원을 길게 누르거나 “헤이(Hey) 구글”이라고 말하면 제미나이가 나타나 도움을 주고 이미지나 시청 중인 동영상에 대해 질문할 수도 있다.
AI 제미나이의 최신 기능이 담기는 ‘픽셀9’ 스마트폰은 기본형, 프로, 프로 XL, 프로 폴드 등 4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업그레이드된 카메라와 35% 더 밝아진 화면으로 직사광선 아래에서도 더 잘 볼 수 있는 기능 등도 갖췄다. 픽셀9 시리즈의 가격은 이전 모델보다 100달러 더 비싼 799달러(약 109만원)부터 시작한다.
▶애플 AI폰 가세 ‘초읽기’…치열해진 기술 싸움= 구글의 이번 신제품 발표는 예년보다 두 달이나 일정이 앞당겨 진 것이다. 오는 10월로 예상되는 애플의 AI 등장에 앞서 AI 스마트폰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겠다는 구글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구글 픽셀폰이 주로 판매되는 북미 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은 점유율은 약 8%다. 애플은 58%, 삼성은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 구글에 이어 애플까지 AI 스마트폰 시장 참전이 본격화되면 ‘AI 기술’이 시장의 성패를 가를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애플의 첫 AI 시스템으로 아이폰 최초로 통화 녹음, 요약 기능이 담긴다. 음성 비서인 ‘시리’(Siri)도 생성형 AI가 결합돼 기능이 고도화된다.
애플은 당초 오는 9월 아이폰16 공개와 함께 AI 기술인 ‘애플 인텔리전스’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계획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9월 아이폰16과 함께 출시되는 운영체제(OS) iOS 18에선 당장 AI 기능을 이용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 10월 경 업데이트 되는 iOS 18.1부터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 아이폰16 출시 후 한 달 뒤부터 본격적인 AI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AI가 향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과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완전히 달라진 것처럼, AI가 그 변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