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국장은 동물 상습 폭행…최소 40마리 피해”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4일 동물권행동 카라의 전진경 대표 등이 동물 폭행 뿐 아니라 후원금까지 부정 운영했다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대표 사퇴를 주장하는 기자회견까지 열렸다.
4일 카라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와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동물권행동카라지회(노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와 환경보건위는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라 전진경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전진경 대표와 카라의 A 국장 등 사측 인사가 5년째 (사)케이케이나인레스큐의 거래에서 차명계좌 및 페이퍼컴퍼니에 비용을 입금하는 것에 협조해왔으며, 5년간 약 3억에 이르는 금액을 탈세에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배임 문제도 지적했다. 노조는 “전 대표에게 배정된 법인카드를 확인해봤더니 지난해 12월,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약 830만원이 한국 금거래소에 결제됐다”며 “후원자들과 봉사자들의 오랜 노력으로 이뤄온 카라가 더 망가지기 전에 단체 정상화를 위해 전 대표가 엄중한 사회적 책임을 지고 즉각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카라에서는 A 국장이 2015년부터 10년 간 다양한 도구로 구조 동물을 상습 폭행해 최소 40마리가 피해를 입었다는 폭로도 나왔다. 노조에 따르면, A 국장은 “무는 개가 어떻게 입양 가겠냐”, “때려서라도 고쳐야 한다”, “기를 꺾어야 한다” 등의 이유로 동물들을 때리고 “왜 나만 동물을 때리냐. 나만 나쁜 사람 되는 거 같지 않냐”며 팀원들이 폭행에 동참하도록 종용했다고 전해진다.
또 A씨가 벽이나 책상 아래에 동물을 몰아넣고 빗자루나 슬리퍼, 신문지를 말아 만든 막대기 등으로 때렸으며 맞고 있던 동물이 흥분하면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더 강하게 폭행을 이어갔다고 부연했다.
노조는 “동물 보호와 입양을 총괄하고 있는 A 국장의 동물에 대한 폭언과 폭행은 단체 내부 직원들은 물론 봉사자들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A 국장은 2017년 상습 동물 폭행으로 징계도 받았으나 팀장 직위 해제 등 경징계에 그쳤고, 이후 폭력적인 동물 관리 문제는 방치돼왔다고 노조는 말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전 대표는 지난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야 어찌됐든 진보적이고 동물을 사랑하는 것으로 알려진 카라에서 많은 분께 큰 충격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과드린다”면서도 폭행 사건으로 지목된 사례들은 “긴급 상황에서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전 대표는 노조가 제기한 의혹으로 인해 지난 27일부터 나흘 동안 582명의 후원이 탈퇴, 월 1000여만원의 후원이 감소했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