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유명 대기업 소속 직원이라는데, 아무리 봐도 거짓말 같아요.”
직장인들의 ‘대나무숲’으로 불리며 직장인 필수앱으로 자리잡고 있는 블라인드에 가짜 계정 논란이 일고 있다. 블라인드는 소속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 가입하는데,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서 계정을 거래하는 일까지 벌이지는 중이다.
특히, 의사 등 전문직종의 경우는 최대 200만원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최근엔 경찰청 직원이 블라인드에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 ‘살인 예고 글’이 한 회사원의 가짜 계정 글로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블라인드 측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 정기적으로 비정상적인 접근 차단을 추진하고 있다. 블라인드앱이 소속 회사 직원이란 ‘신뢰’를 기반으로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서 블라인드 측도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중고 플랫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블라인드앱 계정을 사고파는 경우가 다수 확인됐다. 직종도 다양하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종은 물론 삼성, SK, LG 등 대기업 계정, 중소기업 회사들이 주를 이룬 새회사 등도 거래 대상이다.
의사 등 전문 직종은 100만~200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고, 신규 회사 계정은 2만~5만원 선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블라인드앱 가입 방식은 회사 이메일을 통한 인증과 승인에 기반한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아이디 옆에 표시된 회사명으로 해당 이용자의 직업을 유추할 수 있다.
블라인드앱의 이런 특징 때문에 회사 내에서 말 못 할 고민, 불만, 이직 등의 정보를 공유하며 블라인드는 급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계정 사칭 논란이 일면서 블라인드앱의 가장 큰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는 셈이다.
블라인드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팀블라인드는 계정 사고팔기 관련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팀블라인드 관계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접근을 주기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에는 이와 별도로 추가적인 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회사는 비정상적인 가입을 악의적인 영업방해로 규정하고, 대응 중에 있다”며 “이메일 통해서 가입된 계정 중 비정상 가입일 경우에는 휴대폰 등 장치(디바이스) 접근을 차단하고, 추가 인증 막는 작업을 한 달에 한 번씩 한다”고 설명했다.
또 “중고 플랫폼 등에서 이뤄지는 블라인드 계정 사고팔기 행위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외부 플랫폼과 공조해 글을 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3년 한국에 출시된 블라인드앱은 전 세계 직장인 900만명이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이다. 운영사인 팀블라인드는 올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100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