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러시아가 자국 전승절을 앞두고 8일(현지시간) 우크라니아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곳곳에 대규모 자폭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어진 드론 공격은 이날 새벽에도 이어졌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 도시에서만 36곳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격에 사용된 드론은 모두 60대로 이란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지만 파편 등으로 아파트가 파괴되면서 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흑해 연안 도시 오데사에는 러시아 폭격기가 8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식량 창고가 불탔으며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창고는 적십자사 관리 아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운영되던 곳이다. 이 외에도 남부 헤르손, 북동부 하르키우 등에도 드론 공격이 이어졌다.
민간에 대한 공격은 지난 3월 초 이후 다소 잠잠했지만 최근 다시 급증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자폭 드론 공격을 포함해 8일 사이에 네번이나 공격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러시아는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공세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인 올렉산드르 시르스키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러시아는 전승절인 9일까지 바흐무트를 점령하려 한다”며 “우리의 임무는 이를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가 탄약 부족으로 이 지역에서 철수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지만 바그너를 이끄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SNS를 통해 자신의 군대가 바흐무트로 진격하는데 필요한 물자를 지원 받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은 오는 9일 전승절을 앞두고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는 1945년 옛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 정권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날을 기념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8일을 2차 세계대전 기념일로, 9일은 유럽의 날로 지정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1945년 나치 독일이 항복한 시각은 베를린 기준으로 5월 8일 늦은 밤으로, 옛 소련 시간으로는 9일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침략을 파시즘에 빗대 ‘라시즘’(Rashism)은 과거 나치와 같이 패배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9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만나 강력한 연대를 과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