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일부 우려 불식
조현동 아그레망 요청 계획
윤석열 대통령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의 후임으로 조태용 주미대사를 낙점했다. 내달 말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빠른 인사라는 평가다. 그러나 당장 내달 말 한미 정상회담, 오는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주요 외교일정을 줄줄이 앞두고 안보실장과 주미대사가 동시에 교체된 터라, 당장 방미 준비에 일정부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조 신임 실장은 이날부터 곧바로 대통령실로 출근해 인수인계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재외공관장 회의 관계로 국내에 머무르고 있었던 터라 빠른 인수인계가 가능한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업무 차질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조 신임 실장이) 워낙 미국통이시기도 하고, 순방과 관련해서는 외교부에서 실무 준비를 다 해왔다”며 “조 실장이 미국 현지에서도 (주미대사로서 순방) 준비를 다 해왔기 때문에 미국 측에서도 이번 인사에 대해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미대사는 대통령의 미국 순방시 현지에서 일정과 의전 등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는데 따른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안보실장 교체 결정 즉시 미국 측에도 통보했다”고 전했다.
조 실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외무고시 14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외교부에서 북미국장과 북핵단장, 의전장과 호주대사를 거쳐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을 역임했다. 또, 청와대 안보실 1차장, 외교부 1차관 등을 거친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미국통’, ‘북핵통’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후임 주미대사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을 내정했다. 대통령실은 빠르게 미국 백악관에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주재국 사전 동의)을 요청할 계획이다.
조 주미대사 내정자 역시 ‘미국·북핵통’으로 꼽히는 정통 외교 관료다.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해 외무고시 19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북미국 북미3과장, 주인도대사관 공사참사관, 주미국대사관 공사와 외교부 1차관 등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부터는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며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당시 대외전략비서관)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다만, 통상적으로 아그레망 절차에 40여일이 걸리는 만큼, 내달 말 예정인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은 주미대사 없이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주미대사관 정무공사가 대사대리 역할로 윤 대통령의 방미를 보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조 실장의 경우 주미대사 임명 당시 이례적으로 빠른 2주 만에 미국 측으로부터 아그레망을 받은 사례가 있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