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주 69시간’ 숫자에 매달린 측면…모든 가능성 검토” [종합]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박상현 기자] 대통령실은 15일 근로시간 유연화 제도 개선과 관련해 ‘주 최대 69시간 근무’라는 숫자에 매달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설문조사 등을 통해 MZ세대 근로자와 노동약자들의 여론을 청취한 후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나온 숫자는 ‘주 52시간 밖에 없다”며 “그것을 기준으로 (근로시간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주 69시간에 매달려 동의없이 추진되는 것처럼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69라는 숫자에 제한된 측면이 있으니 숫자를 풀고 52시간에서 얼마나 늘리는 것이 타당하고 노동 약자의 권익 개선에 적합한지 여론조사 등을 통해 만들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날 오전 김은혜 홍보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은 종래 주 단위로 묶인 것을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자유롭게 노사가 협의토록 하되, 주당 최대 근로시간은 노동약자의 여론을 더 세밀히 청취한 뒤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한데 대한 부연 설명이다. 근로시간 유연화라는 기조는 유지하되,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9시간으로 한데 대해서는 수정/보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주 69시간’ 숫자에 매달린 측면…모든 가능성 검토” [종합]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김 수석은 이와 관련해 "주당 최대 근로시간은 노동 약자의 여론을 더 세밀히 청취한 뒤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

이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해온 ‘주 69시간’을 두고 각계에서 우려와 반발이 나오는데 대해 “노동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개정을 추진하는 취지는 명확하지만, (논의가) 정치권으로 가면서 상황이 둔갑해 마치 노동약자들에게 어려움을 주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안되겠다 해서 새로 바꾸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두고 정부가 목표로 하는 수치가 있냐는 질문에는 “(정해진) 목표는 없다”며 “여론조사도 하고 설문조사도 해가지고 노동약자들이 원하거나 아니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기준을 제시하려고 한다. "모든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금은 69라는 숫자가 제시되니까 너무 그 숫자에 매달리기 때문에 (논란) 현상이 나타났다고 본다”며 “69시간도 고용노동부가 발표했던 내용에는 들어있지 않고, 아마 언론사에서 계산해서 그 숫자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대략 70시간으로 따지면 일주일 7일 10시간 정도 일하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굉장히 과로가 되는 것”이라며 “그렇게까지 가는 것이 옳으냐는 의견도 있고, 반면 그걸 월 단위, 분기 단위로 집중해서 일해야 되는 분들이 있으니까 그 조화를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을 입법예고 기간 동안 맞춰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주 69시간’ 숫자에 매달린 측면…모든 가능성 검토” [종합]
6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근무시간 등 각 업체의 고용 조건이 적힌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연합]

대통령실은 근로자의 교섭 능력이 약하고 인력이 부족한 일부 현장에서 노동시간 유연화가 자칫 ;장시간 강제 근로‘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주당 52시간이냐, 플러스알파냐 이런 것도 있지만 일은 시키고 수당은 안 주려 한다거나, 말로는 한 달간 휴가를 보내준다지만 그게 가능하냐는 지적도 있으니 같이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해당 사안에 대한 정부의 대국민 소통 부족을 강하게 지적하며 “입법 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 세대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