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러시아 체조 선수가 국제 대회에서 전쟁을 지지하는 표식을 유니폼에 부착해 국제체조연맹(FIG)이 조사에 착수했다.
AFP통신은 7일 “이반 쿨리아크라는 러시아 체조 선수가 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계체조 월드컵 시상식에 ‘Z’ 표식을 유니폼에 붙이고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Z 표식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탱크나 차량에 부착된 표시로 침략을 지지하는 것으로 인식된다”며 “FIG는 윤리위원회를 통해 쿨리아크의 행동에 문제가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2019년 러시아 주니어 챔피언 출신인 쿨리아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기계체조 월드컵 평행봉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은 우크라이나 선수 일리카 코브툰에게, 은메달은 카자흐스탄 밀라드 카리미에게 돌아갔다.
이후 우크라이나 선수와 러시아 선수가 시상대에 나란히 올라서게 됐는데, 쿨리아크의 유니폼에 테이프로 Z 표식이 붙여져 있어 논란이 제기됐다. Z 표식은 러시아어로 승리를 의미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표식이기도 하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포착된 러시아의 탱크와 군용 차량에도 Z 표식이 확인됐다. FIG는은 6일 “이반 쿨리아크의 충격적인 행동에 따라 체조윤리재단에 징계 절차를 신청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FIG는 경기에서 러시아 국기 사용을 금하고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모든 대회를 취소했다. 이에 러시아 국기를 유니폼에 넣을 수 없었던 쿨리아크는 국기 대신 Z 표식을 테이프로 만들어 넣은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쿨리아크는 지난해 러시아군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친 블라디미르 푸틴 성향의 정치인, 활동가, 인플루언서들은 Z 표식이 쓰여진 옷과 배지를 착용하는 것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지지를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