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CJ택배공대위 22일 기자간담회
파업·점거·아사단식 등 지속…시민검증단 검토
“대화 불응 최종 목적, 노조 무력화” 주장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CJ대한통운의 사회적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57일째 파업 투쟁 중인 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이 대화에 응할 때까지 현재 투쟁 기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CJ택배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와 택배노조는 22일 서울 서대문구 마트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들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며 “사회적합의 이행을 위한 대화 테이블에 참석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와의 대화가 ‘노사교섭’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CJ대한통운의 ‘사용자성’ 문제와 관련해 “사회적합의 주체였던 CJ대한통운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지, 원청으로서 교섭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CJ대한통운이 대화에 응할 때까지는 지난해 12월 28일 시작한 파업을 지속하는 한편 본사 점거농성 등 투쟁도 지속할 방침이다. 택배노조는 대화에 응해달라는 취지에서 전날 CJ대한통운 본사 3층 점거를 일부 해제했으나, 1층 로비는 계속해서 점거하고 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도 전날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단식’에 돌입했다.
여기에 더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응원, 농민단체 주도의 밥심연대, 촛불집회 등을 계속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당장 오는 26일에는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2차 촛불문화제를 펼칠 예정이다. 택배요금 인상분에 대한 정부의 검증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대위는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민검증단’을 만들어 직접 검증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대화 테이블을 만들기 위해 전날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면담을 신청한 공대위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도 면담을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합의가 CJ대한통운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면, 모든 택배사로 확산해서 지난 2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CJ대한통운은 뒷짐 지지 말고 대화 장에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의 대화 요구에 불응하는 배경에 ‘노조 무력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석운 공대위 공동대표(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김앤장·국민의힘 출신 임원들이 강경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대선까지 시간을 장기간 끌면 노조원들이 지쳐 나가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고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택배노조는 이날 총파업의 원인을 과로사 방지 사회적합의를 지키지 않는 CJ대한통운의 책임으로 돌렸다. 다른 택배사와 달리 표준계약서에 ▷당일 배송 ▷주 6일제 ▷터미널 도착 상품의 무조건 배송 등 ‘독소조항’들을 담은 부속합의서를 강행해 사회적합의를 퇴색하게 했다는 것이다.
표준계약서상 ‘60시간 이하 노동’ 조항도 당일 배송 원칙 등 다른 독소조항으로 인해 사실상 70시간 이상으로 길어져 과로사 방지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택배노조는 예상했다.
[영상=시너지영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