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성격상 다시 복귀 기대 어려울 것”
“욕 먹더라도 내가 완강히 끌고 가야”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지휘체계를 둘러싼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충돌 끝 선대위직을 내려놓은 이준석 대표와 관련, "아무리 선거철이라고 해도 위계질서가 있다. 후보 말만 듣고 다른 사람 말은 듣지 않겠다고 하면 선대위 조직 자체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며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대위가 제대로 마찰 없이 가야 하는데 이상하게 불상사가 발생해 국민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 후보가 선대위 마찰을 놓고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그 말이 외려 이 대표를 더 자극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항공모함'에 빗댄 현 선대위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했다.
그는 "욕을 먹더라도 내가 완강히 끌고 가는 자세를 갖는 수밖에 없다"며 이상한 소리를 중간에 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징계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윤 후보가 정치를 처음 하는 분이라 이 사람 저 사람 도와준다고 하니 망라해서 배치해 지금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각자 장기자랑 하려고 하다 보면 선거운동은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선대위 해체론을 놓고는 "선대위가 구성돼 벌써 한 달 이상 움직이고 있는데 사람들을 지금 당장 쫓아낼 수 없다"며 "빨리 선거를 일으킬 수 있는 기동헬기를 띄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외곽 조직인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신지예 수석부위원장 영입에 대해선 "관여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며 "옛날식으로 사람 몇 사람 영입한다고 선거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불편함을 표했다.
김 위원장은 허위 이력 논란에 휩싸인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를 놓고는 "한번쯤은 후보 배우자가 나와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후보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강요할 수는 없다"고 했다.
최근 지지율 흐름을 놓고는 "오늘 이 대표 사건이 터졌기에 결정적으로 우리에게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장 내일 선거를 하면 윤 후보가 이기는가'란 질문에는 "이길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윤 후보와 관계에 대해선 "얘기가 서로 맞지 않는 일이 가끔 있는 것 같다"며 고집이 센 성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가 50조원 소상공인·자영업자 추가 손실보상 지원책을 제안한 데 대해선 "내가 50조를 얘기하지 않았고, 100조원 정도 갈 것이라고 했는데 누가 중간에 반 토막으로 잘라 (윤 후보에게)50조원이라고 얘기한 것 같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가 성격상 다시 복귀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재복귀론에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상임선대위원장을 그만뒀다고 해도 대선에 당 대표로 해야 할 역할은 충실히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 대표의 앞으로 정치적 생명도 내년 대선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달려있다. 대선에 실패하면 국민의힘은 생존의 위협까지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