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피의자 옥중 서신에 찍힌 가운데 대립 팽팽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사기 피의자로 수감된 사람의 편지 두장에 여야가 모두 ‘공범’으로 찍힌 가운데, 해법을 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특별검사를 각각 주장하는 여야 입장이 정면 충돌했다. 라임·옵티머스 두 펀드 사태와 관련 성역없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여야 모두 외쳤지만, 공정한 수사에 대한 기준은 서로 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부 검찰의 연루 의혹에 초점을 맞췄다. 공수처 도입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9일 “라임 사태 핵심인물이 옥중서신을 통해 검찰이 검사 비위와 야당 정치인 로비 의혹을 알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며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하고, 이와 병행해서 공수처 설치와 가동을 서두르겠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야당도 압박했다. 이 대표는 “야당에 제시한 (공수처장) 추천 시한이 일주일 남았다”며 “추천이 끝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회법 절차에 따라 대안입법을 진행할 것을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금융 사기사건 뒤에 일부 검사 집단의 비위와 짜맞추기 표적수사 의혹은 충격 그 자체”라며 “드러난 검찰 비위와 공작 수사의혹도 철저히 단죄해야 한다”고 옵티머스 펀드 사건의 초점을 검찰로 돌렸다.
반면 야권은 여야 모두 찍힌 만큼, 특검만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사건을 놓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을 부각시켰다.
김종인 국민의힘 대표는 “이 사태를 가장 객관적이고 깔끔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며 “정부여당도 객관적인 수사에 협조한다는 자세라면, 우리 당이 제안한 특검을 반드시 받아들이라고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여권과 검찰의 대립도 부각시켰다. 김 위원장은 “피의자가 옥중에서 쓴 편지를 가지고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사이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과거 어떠한 정부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특이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추미애 장관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정권 주요 인사와 관련된 검찰 수사에서 추 장관의 맹활약은 참 대단하다”며 “권언유착 사건, 울산시장 선거공작 사건 등 추 장관이 개입하기 시작하면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고 수사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중앙지검장과 남부지검장 모두 친 추미애 인사라는 것은 다 알려져 있다”며 “윤석열 총장에게 책임 돌리다 바로 반박당하는게 추미애 장관”이라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어려운 시국에 장관과 검찰총장이 싸우는 모습을 국민들은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국력낭비 말고 특검에 맡겨 철저히 수사하도록 하고, 여야는 정쟁을 즉시 중단하자”고 말했다.
또 “빠른 시간 안에 특검 법안을 제출하겠다”며 “추 장관은 우리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지 잠시라도 멈춰 돌아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