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자동심장충격기 활용해 소생

출근하던 소방관, 지하철역서 심정지 시민 살려
심폐소생술(CPR) 시행하는 모습.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출근 중이던 소방공무원이 지하철 승강장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시민을 심폐소생술(CPR)을 통해 소생시켰다.

16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마포소방서 현장대응단에서 119구급대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송용민 소방관이 지난달 9일 아침 출근길, 2호선 신도림역에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쓰러진 한 시민을 깨우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주변 사람들이 ‘아저씨 정신 차리세요.’ ’일어나 보세요.’ 하면서 환자에게 계속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가까이 가서 환자의 호흡과 맥박을 확인했으나 무호흡, 무맥 상태였다.

송용민 소방관은 출근길을 잠시 미루고 즉시 가슴압박을 시행했다. 평소에 하던 대로 가슴압박을 시행하면서 역무원에게는 119에 신고해 줄 것을 부탁하고 동시에 공공장소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다줄 것을 요청했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오는 동안 기도를 확보해 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가슴압박을 시행했다. 가슴압박을 지속하는 동안 호흡과 맥박이 없다가 역무원이 가져온 자동심장충격기(AED)를 1회 시행하자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다. 이어서 현장에 출동한 신도림 119구급대에 환자를 인계했다.

심정지 환자의 뇌로 산소 공급을 위해서는 가슴압박을 통해 혈액을 강제로 흐르게 해야 한다. 심정지의 경우 주변 사람의 초기 신속한 조치는 환자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슴압박 심폐소생술을 1분 내 시행 할 경우 소생률 97%, 2분 내 90%, 3분 내 75%, 4분 내 50%, 5분 25% 정도로 시간이 지연될수록 소생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서울시에서 최근 3년간 발생한 심폐소생술 시행 환자는 2017년 3942명, 2018년 4101명, 2019년 3975명으로 이 가운데 소생한 환자는 2017년 434명(11%), 2018년 420명(10.2%) 2019년 465명(11.7%)이다.

올 9월30일 현재까지 총 2863명의 심정지 환자를 이송했으며, 이 중에서 346명(12.1%)이 소생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소생률이 12%정도이다.

신열우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영상 의료지도 운영 등을 통해 심정지 환자 소생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시민 모두가 심폐소생술(CPR) 요령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을 숙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