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미국 내 주별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
미국 내 40개 주에서 최근 2주내 감염 증가
트럼프 마스크 착용에도 ‘노 마스크’ 시위
백악관은 “파우치의 잘못된 조언” 거론하며 책임론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공식 석상에서 마스크를 쓰고 나타났지만 여전히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플로리다주에서만 하루 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사태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
12일 플로리다에서는 1만5299명이 하루새 코로나19 감염 판정을 받았다. 이는 지난 4월 뉴욕주가 기록한 미국 주별 하루 최다 감염 사례(1만2847명)를 뛰어넘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자체 분석 결과 지난 2주간 코로나19 감염이 미국 내 40개주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존스홉킨스대 자료를 인용,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통해 양성으로 판정 받는 비율이 19.6%에 달한다며 코로나19가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미국 내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자발적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지난 4월 3일 이후 꼭 100일 만에 마스크를 쓰고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조차 “나는 결코 마스크에 반대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플로리다주 오렌지 카운티의 음식점과 술집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곳은 이날 다시 문을 연 디즈니월드에서 19㎞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역이다. 디즈니월드는 입장객과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시위가 열린 식당은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지 않았다. 실제 식당에 모인 사람들은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이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주정부의 방역조치를 어긴 것이지만 시위대는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보건 관계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을 호소해왔지만, 미국은 코로나19 감염률과 사망률이 훨씬 낮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마스크 착용 문제가 정치적으로 분열돼 있다”고 지적했다.
마스크 착용의 과학적 효용과 별개로 벌어지는 정치적 논란, 그리고 이로 인한 피해가 커지자 백악관은 책임의 화살을 보건 전문가에게 돌리고 있다.
첫 대상은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핵심 인물인 그는 그동안 코로나19 위험성을 강조하며 강력한 방역 조치를 주문해왔다. 최근에는 미국이 코로나19 재확산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하며 경제 정상화를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TF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브렛 지로어 미 보건복지부(HHS) 차관보는 NBC방송에 나와 “파우치 소장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는 공중보건의 관점에서만 바라볼뿐 국가 전체 이익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NBC방송은 또 한 백악관 관계자가 파우치 소장의 잘못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고개를 들던 지난 1월 파우치 소장이 “중대한 위협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3월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안된다”고 말한 것이 그 잘못이다.
이처럼 파우치 소장의 권위와 신뢰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는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이 방송 인터뷰를 통해 파우치 소장의 발언 중 많은 것들이 틀린 조언이었다고 주장한 뒤 한층 노골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파우치 소장의 당시 발언은 당시 이용 가능한 정보에 근거한 전문적 조언으로, 제롬 애덤스 미 공중보건서비스단장은 CBS방송에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권고사항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