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손 떼 사건과 무관…금융 모피아·법무법인·회계법인 합작품”

이혁진 前 옵티머스 대표
지난주 펀드 환매 중단사태를 맞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았으나 실제로는 한 대부업체가 발행한 사채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펀드의 중단 규모는 380억 원대다. 펀드 판매사들이 운용사 관계자들을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사진은 23일 펀드 운용사인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간판의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 대표가 5000억원대 사모펀드 사기 사건과 자신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이번 논란은 구속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재무부,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의 카르텔이 치밀하게 기획한 사기극이라고 해명했다.

이 전 대표는 11일(현지시간) "이번 사기 사건에 나는 관여할 수도 없었고,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옵티머스의 전신인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창립한 이 전 대표는 2017년 7월 옵티머스 대표에서 사임한 뒤 회사 경영에서 손을 뗐다는 설명이다. 이 전 대표는 대표 사임 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김치 판매·배달 사업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새러토가의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번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는 '바지 사장'인 김재현(구속) 옵티머스 대표를 내세워 금융 모피아와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의 카르텔이 치밀하게 기획한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이번 사기 사건으로 이익을 본 게 있다면 여기서 이런 일을 하고 있겠느냐"며 "옵티머스 자문단에 있는 양호 법무법인 주원 고문(전 나라은행장)과 자금 조달을 책임진 정영제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양호 고문 등이 투자금을 모금하면서 계약서 작성 등 법률자문을 할 때 통상적인 금액의 10∼50배의 법률자문 금액을 받아 챙기는 구조로 기획된 사기극"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이번 사기 사건과 전혀 연루되지 않았기 때문에 도피하거나 숨을 이유가 없다"며 "내가 아니라 기무사령부 계엄 문건 작성에 연루된 뒤 미국으로 달아난 조현전 전 기무사령관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