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6 효과 EBITDA 2배로 ↑ 기업가치 증가돼 롯데와 한화 인수 가능

SK證 “IFRS16 때문에…아시아나항공 인수 2,5兆 든다”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새리스회계기준서(IFRS16)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드는 비용이 2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는 기존 추정치인 2조원을 5000억원 가량 넘어서는 수치다.

3일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소요되는 금액이 약 2조5000억원으로 기존 추정치를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2조5000억원이 들 것이라고 본 이유는, IFRS16으로 인해 운용리스 부채가 새롭게 잡혀 아시아나항공의 감가상각비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통상 어떤 기업이 다른 기업의 지분을 인수할 때는 기업가치(EV)에서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을 뺀 뒤 매각하는 기업의 지분율만큼 곱해 매각가격을 추정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 계산되는 EV라는 값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통해 산출되는데,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용을 더해 구하게 된다.

유 연구원은 “IFRS16을 새롭게 적용하게 되면 운용리스 기재들을 올해부터 부채자산으로 인식하게 돼 추가로 아시아나항공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의 EBITDA도 기존 컨센서스인 7472억원(5월 3일 기준)에서 1조5359억원 수준으로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아시아나항공의 EBITDA가 기존의 2배 수준으로 증가하면, 이것이 EV 값을 키우고, 커진 EV 만큼 매각 금액 역시 증가하게 된다는 뜻이다.

유 연구원은 “과거 매각 사례를 보면 딜이 평균적으로 EV가 EBITDA의 6.5배 수준일 때 성사됐다”고 지적했다. 또 “아시아나항공 역시 6~7배 수준의 인수가 진행될 것이라고 가정해보면,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하는 데만 1조2700억원에서 1조94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증권은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을 현재 631%에서 400% 수준까지 낮아지기 위해 추가로 9183억원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총 2조5256억원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인수 후보로 자금 여력이 풍부한 롯데그룹과 한화그룹을 제시했다. 롯데그룹은 그룹 내 일본계 지분 탓에 국적 항공사 인수 시 부정적인 여론이 우려된다는 점, 한화그룹은 인수 시 재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한화케미칼밖에 없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또 다른 인수 후보로 언급돼온 호텔신라와 신세계, AK홀딩스의 경우는 재무여력이 부족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