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자유한국당 중진의원들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중진의원 연석회의로 한달만에 모였다. 과거보다 수위가 낮아졌지만 현 지도부의 인적쇄신 작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4선의 홍문종 의원은 새 당협위원장 임명 작업은 차기 지도부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당협위원장 교체에 대해 저는 (비대위의) 좋은 의도를 의심하지 않는다”면서도 “좋은 의도가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용태 사무총장을 지목, “지구당위원장(당협위원장)할 자격이 안된다고 스스로 말씀하시는 분이 어떻게 사람들을 공모하고 위원장을 임명하는데 속해 있을 수 있나”고 말했다. 또 “(김 사무총장이)‘서울시장 나간다’, (지역구를)대전으로 옮긴다’ 등 온갖 음모론이 많다”며 “이렇게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죄송한 이야기지만, 물러가야하는 비대위원장께서 어떻게 다음 위원장을 임명하나. (당협위원장 임명은) 다음 지도부에다 맡겨라”고 말했다. 4선의 이군현 의원은 “다음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합리적 보수를 추구하고 있는 한국당의 의석수가 늘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의석수가 안 늘어나는 당협위원장 교체에서 무슨 소용있나”고 말했다.
내년 2월 예정된 전당대회를 염두한 발언들과 상대 계파를 견제하는 발언들도 이어졌다.
5선 의원인 정갑윤 의원은 “내년 전당대회는 계파대립과 분열을 종식시킨다는 점에서 1인 지도체제 보다는 집단지도체제 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인 독주보다는 함께 손잡고 가야하며, 국민에게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비대위는 현행의 1인지도체제와, 과거의 집단지도체제 복원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4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비대위는 현행 유지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 계파를 견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문종 의원은 김무성 의원이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친박당을 없애버릴 수 있었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그냥 넘어가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친박 핵심으로 분류된다. 이어 “김무성 의원이 과연 ‘가시나’라고 대통령을 부르면서, 대통령 대접을 했던가”라며 “구체적 사안을 얘기하면 수많은 얘기가 있지만,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한 주문도 이어졌다. 4선의 유기준 의원은 “의원들이 당직과 국회직을 골고루 하고 있지 않다”며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대정부 투쟁에 나서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점들이 많이 발견됐다. 빠른 시일 내 국회직, 당직을 골고루 배분해서 인재를 자기 능력에 맞게끔 하는 정책을 통해 우리당 전력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