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트럼프, 콘 연준의장 임명 안할 것” 차기의장 인선 원점 -‘연준 2인자’ 피셔도 사임…“개인적 사유” -WSJ “금리 등 정책 전망, 고위직 승계문제로 흐릿해져” -연준 베이지북 “美 경제 완만한 성장”…하비ㆍ자동차업계 우려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차기의장 후보로 거론됐던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도 이날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금리 등 연준 정책전망이 불확실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콘 위원장을 차기 연준의장에 지명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콘 위원장을 차기 연준의장 후보로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최근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유혈사태를 겪으면서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WSJ 인터뷰에서 콘 위원장을 ‘상위 후보(top candidate)’로 보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최근 백인우월주의자를 두둔하는 듯한 트럼프 발언 이후 콘 위원장은 “백악관이 인종주의 규탄을 더 강하게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일관되고 명확하게 백인우월주의자 그룹을 더 강도높게 비판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깊은 분열을 치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콘 위원장은 당시 사직서까지 작성했으나 추후 마음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콘 위원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관들에게 콘 위원장의 충성심없는(disloyal) 태도를 불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연준의장 인선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재닛 옐런 현 의장 재지명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옐런 의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완화 기조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재임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다. 다만 콘이 후보군에서 멀어지면서, 옐런 재지명 전망은 다소 밝아질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 가운데 연준 ‘넘버 2’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이날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연준은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이 됐다.
피셔 부의장은 임기를 8개월 여 남겨두고 다음달 중순경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개인적 사유”라고 밝혔으나, 현 정부와 불협화음이 원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은행 규제 완화 움직임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 상황으로 되돌아가려는 시도라면서, “위험하고 대단히 근시안적인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WSJ는 “연말 이후 금리 등 정책 전망이 이들 고위직의 승계 문제로 흐릿해졌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이 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는 “연준 리더십과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면서 “피셔의 부재는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간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 옐런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 종료된다. 백악관 고위 관리는 이날 CNBC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위원 가운데 몇 명을 후보자로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연준 한 관계자는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와 제롬 파월 연준 이사,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글렌 허바드 콜럼비아대 교수 등을 후보군으로 거론했다.
한편, 연준은 오는 19~20일 예정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베이지북(경기동향보고서)을 이날 공개했다. 연준은 7~8월 미국 전역에서 경제 및 주요 산업이 완만한 속도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에너지 및 천연자원 분야는 허리케인 ‘하비’ 전엔 긍정적인 편이었으나, 이후 달라스 및 애틀란타 지역 걸프만 연안에서 경제 활동에 큰 혼란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또 연준은 클리블랜드 지역에서 “정상수준 이상의 재고량”을 지적하며 자동차업계의 장기적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