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후유증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아직 ‘비박학살’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새누리당 수준은 아니지만 공천배제에 반발해 탈당 뒤 국민의당이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거나 준비하는 의원이 늘어나고 있다.
원내대표를 지낸 3선 전병헌 의원은 16일 재심 신청 기각 뒤 발표한 ‘공천살인 오발탄 저격 사건 기각에 대해서’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분노를 넘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는 당의 용기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으나 이제 마지막 기대마저 물거품이 돼버렸다”고 울분을 토했다.
전 의원은 특히 “이른바 친노배제라는 미명 아래 사적인 이해만을 추구하는 사악함이 판치고 있는 당의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당을 지켜온 선배ㆍ동지들 그리고 지역구 주민들과 깊이 의논해 신중하지만 담대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혀 탈당 뒤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6선의 이해찬 전 국무총리도 이날 탈당 뒤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공천과정에서 본인들도(중앙당) 인정했듯이 도덕성과 경쟁력, 의정활동에서 아무런 하자가 없음에도 공천에서 배제됐다”면서 “수용할 수 없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며 출마 강행의지를 재확인했다.
강의락, 홍의락도 일찌감치 탈당해 무소속 출마 의지를 밝힌 상태다. 또 전정희 의원과 정호준 의원은 탈당 뒤 국민의당으로 합류해 출마를 준비중이다.
공천과정에서 타격을 입은 친노진영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현역의원 하위 20%에 포함돼 공천배제된 임수경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출신 김종인을 데려왔을 때는 국보위식으로 할거라고 예측했어야 했다”는 글을 리트윗했다.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앞세운 김종인 더민주 대표에 대한 반감으로 풀이된다.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용익 의원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이 전 총리와 정청래 의원의 공천배제를 언급하면서 “지지기반을 확대하려는 것이 김 대표의 원대한 구상이라면, 당신께서도 극적인 대표직 사퇴와 불출마를 선언하라”며 “그것이 총선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촉구했다.
대표적인 원외 친노인사인 문성근 전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도 같은 날 트위터에 김 대표의 불출마와 이종걸 원내대표를 포함한 비대위원들의 단수공천 반납 및 경선실시를 촉구했다.
심지어 청년비례대표는 후보 선출작업이 잠정 중단되는 상황에 처했다.
더민주는 홍창선 공관위원장의 비서와 새누리당 의원실에 근무한 경력이 문제가 돼 탈락한 김규완 한국미디어교육협회 정책기획실장에 이어 최유진 뉴파티위원이 후보직을 사퇴하자 청년비례대표 선발 방식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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