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기자] 3일 오전 9시 40분께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20~30대 남성이 45구경 권총 1정과 실탄을 탈취한후 도주한 사건이 발생, 경찰이 특공대까지 동원해 주변을 샅샅이 수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사고가 난 곳은 부산의 최대 번화가인 서면 한복판에 위치한 일명 ‘1번가’라고 불리는 곳으로, 주변으로 음식점과 유흥가가 밀집해있다.
현재까지 범인의 정확한 신원과 도주 경로가 나오지 않자 2차 총기사고 우려까지 더해지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한 실내사격장에 20∼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홀로 들어섰다.
이 남성은 사격장 여주인 전모(46)씨에게서 45구경 권총과 실탄 50발을 받아 20발을 사격하고 나서 11발을 남기고, 19발을 권총과 함께 들고 달아났다.
경찰은 이 남성이 달아나기 전 흉기로 사격장 여주인 전씨를 찌른 것으로 보고 있다.
배 부위를 찔린 전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경찰 112상황실에는 “남자가 흉기로 자살하려 한다. 여자가 말리다가 칼에 찔려피를 흘리고 있다. 남자가 권총과 실탄을 가지고 나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이 사격장 내부 폐쇄회로TV를 확인한 결과, 다소 긴 머리의 이 남성은 178㎝ 키에 영문이 쓰인 검정색 점퍼, 청바지, 스니커즈 계통의 신발을 착용했다. 또 기다란 스포츠 가방을 들고 사격장을 빠져나갔다.
사격장 주변을 집중 수색하던 경찰은 사격장 옆 건물에서 이 남성이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발견했다.
가방에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흉기와 옷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고포상금 1천만원을 걸고 용의자를 공개수배하고, 용의자의 모습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을 보면 즉시 112로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2차 범행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경찰특공대와 전 병력을 동원해 사격장 주변과 예상 도주로 등지를 수색하며 이 남성을 좇고 있다.
또 이 남성이 사격장에서 자살하려다가 업주가 막자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권총과 실탄을 탈취할 계획을 하고 범행을 한 것인지도 조사하고 있다.
수사에 참여한 한 경찰은 “번화가 일대가 영업을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CCTV 확보해 수사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찰특공대원 40여 명도 경찰견과 함께 일대를 조심스럽게 수색하면서 인근에 숨었을지 모르는 범인을 찾고 있다.
과학수사대도 출동해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또 예상 도주로 난간 등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사건에 대해 말할 단계는 아니고 총기 탈취범 검거하는데 모든 경찰력을 동원하고 있다”며 “범인이 계획적으로 사격장에 들어와 총기를 탈취했는지 등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대 상인들은 “주말에 사람이 많이 몰려 있는데 실탄을 든 괴한이 밖에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면서 “부산국제영화제 등으로 부산에 사람이 많이 몰린 상황에서 생각도 하기 싫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