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확장ㆍ친환경 동시 추구하는 CSV 개념 부합 밝은 전망 ‘B2B 사업’…저전력ㆍ저비용 ‘자연 보호’ SSD 등 이어 M램 등 차세대 메모리에도 적용 예상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기업이 성장 전략을 모색할 때 ‘공유가치 창출(CSVㆍCreating Shared Value)’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 확장과 친환경을 동시에 추구하는 CSV의 개념에 부합하는 것이 바로 ’그린 제품’이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ㆍ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그린 제품 경쟁’이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그린 메모리’, SK하이닉스는 ‘친환경 제품’으로 부르는 이들 제품군은 저전력ㆍ저비용ㆍ고용량ㆍ고효율이 특징이다.

이 같은 ’그린 제품’은 B2B(기업 간 거래) 산업으로 향후 성장 전망이 좋은 서버 대량 운영 IDC(인터넷데이터센터)업체들이 주된 수요처이다. 스마트폰 등 IT(정보통신) 제품 사용이 증가하면서 고객 데이터를 관리하는 이들 업체의 저장매체 사용이 늘고 이에 따른 전력과 이산화탄소(CO₂)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그린 제품’을 신성장동력으로 설정, 최근 개발및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반도체업계 등에 따르면 두 회사는 기존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와 이를 기반으로 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까지 ‘그린 제품 경쟁’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다.

두 회사의 ‘그린 제품’의 특징은 저전력ㆍ고효율로,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와 환경보호국 자료에 따르면 연간 미국 내 IDC와 서버의 전력소비량은 약 1600만 대의 중형 차동차 에너지 소비에 맞먹는다. 클라우드(방대한 IT 인프라 공유 환경) 확대로 데이터 트래픽이 늘면서 비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그린 제품’을 통해 처리 능력은 향상시키면서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이는 IDC업체의 비용 절감과 함께 이산화탄소 감소에 따른 자연 보호로 이어진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DDR3 D램과 하드디스크’로 구성된 전 세계 기존 서버를 ‘DDR4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구성된 자사 ‘5세대 그린메모리 솔루션’으로 교체되면 해마다 ‘45테라와트(TW)’를 절감하게 된다. 이는 10년생 나무 8억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는다.

삼성전자는 5년 전인 2009년 ‘그린 메모리’ 개념을 도입했다.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그린 메모리’는 초고속ㆍ저전력 DDR4 D램. 기존 DDR3에 비해 처리 능력은 약 40% 좋아졌지만, 전력 소모는 15% 줄였다. 또 NVMe(비휘발성 메모리 익스프레스), 차세대 SSD 등도 ‘그린 메모리’로 개발할 계획이다.

2010년부터 시작된 SK하이닉스의 ‘친환경 제품’은 정부 기관(한국산업환경기술원)의 ‘탄소성적표지 인증’이 필수 요건이다. 올해 벌써 30나노급 4Gb LPDDR2 D램, 20나노급 64Gb 낸드플래시,20나노급 4Gb DDR3 D램이 공정 미세화와 공정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로 인증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출시하는 기업용 SSD 제품에도 인증 획득을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모두 현재 ‘그린 제품’의 매출 규모와 종류ㆍ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향후 출시하는 모든 제품은 ’그린 제품’으로 출시될 것이다”이라며 “P램, F램, M램 등 한창 개발을 진행 중인 차세대 메모리에도 ‘그린 제품‘으로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