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ㆍ권도경 기자] 20일 우리투자증권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시작으로 대형 증권사발 M&A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오후 4시 이사회를 열어 우투증권 등 4개(증권·자산운용·생명·저축은행) 계열사 매각 방식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유력한 인수 후보인 KB금융지주나 NH농협지주 누가 인수하더라도 증권업계는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이들 금융지주사가 인수할 경우 ‘선 분리 운용, 후 통합’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 추가 지분확보 나설 수도=개별매각가 최고가를 쓴 KB나 패키지(증권·자산운용·생명·저축은행) 입찰 최고가를 쓴 NH 누가 선정되더라도 우투증권 인수 후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에 확보할 수 있는 우투증권 지분은 우리금융이 보유한 37.9%이다.
KB나 NH 모두 은행 비중이 높아 그룹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지분율을 50%이상으로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자회사로 편입하는 우투증권의 실적을 지주로 가져올 수 있다.
우투증권은 올해 업황 불황과 일회성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580억원에 불과하지만 내년과 2015년은 각각 2250억원, 271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우투증권 인수 후에도 시장에서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업계 재편 가속화=누가 인수하든 증권업계의 판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우투증권 인수는 곧 업계 최대 증권사로 도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그룹에서 증권 실적은 여타 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가운데서도 가장 돋보인다. 금융그룹 계열사로만 한정하면 우투증권의 시장점유율은 10% 수준에 육박한다.
NH는 농협의 광대한 지점망이 장점이고 KB금융은 국민은행의 영업점을 이용한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국민은행에서 발행하는 채권 등에 대해서도 공조가 가능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우투증권이 인수되더라도 ‘선 분리 운용, 후 통합’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신한금융그룹은 굿모닝증권을, 우리금융그룹은 LG투자증권을, 하나금융그룹이 대한투자증권을 인수했던 사례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우투증권 매각은 증권업계 인수합병(M&A)의 거대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실패한 쪽은 매물로 나온 동양증권 인수전에 우선 뛰어들 수 있다. 또한 지분매각에 나서는 현대증권과 내년 하반기에 매물로 나올 KDB대우증권도 있기때문에 적어도 내년까지는 대형 증권사 M&A가 업계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