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시장 위축…자금조달 비상 2분기 어닝쇼크 우려도 증시위협
양적완화 축소 여부를 결정 짓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라는 최대 복병을 지나더라도 대내외적으로 한국 증시를 위협하는 ‘대형 암초’들은 여전하다. 시장 상황을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최대 암초는 회사채 시장 위축이다. 채권 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하며 신용경색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자금조달 취약 업종으로 분류되는 조선ㆍ건설ㆍ해운 업종은 직격탄을 맞았다. STX팬오션의 경우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6월 셋째 주 회사채 발행 규모는 4810억원으로 이달 첫째 주(1조3000억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올해 주간 평균 발행액(1조57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신용도가 양호한 기업들마저 기관투자자들이 외면하면서 회사채 발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기업들의 힘겨운 자금조달 여건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발행금리가 오른 데다 대규모 물량을 소화해줄 투자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2분기 어닝쇼크’ 우려도 한국 증시를 위협하고 있다. 건설 업종의 경우 정부의 4ㆍ1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해외 저가 수주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2의 GS건설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사우디 플랜트 낙찰 실패와 해외부문 실적 손실로 연초에 비해 주가가 50% 이상 빠졌다.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맞은 정유 업종도 위태롭다. 여름이 성수기임에도 정제마진 둔화와 합성섬유 주 원료인 파라크실렌(PX)의 실적 감소로 어닝쇼크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데이비드 전 KDB산은자산운용 공동대표는 “유동성 효과가 떨어지면 증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올여름이 한국 증시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여전히 불안하다. 유로존의 정치불안과 신흥국의 자금이탈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아베노믹스’가 흔들리는 일본도 부도 위험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