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회담 의전·경호·보도 조율 군사분계선 역사적 장면 주목

남북은 5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의전ㆍ경호ㆍ보도 실무회담을 열고 오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남북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나리오 조율 작업에 돌입했다.

의전 부문에서는 영접, 경호 부문에서는 총기 휴대 문제, 보도 부문에서는 TV 생중계 여부 등이 핵심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 정상이 당일치기 실무정상회담에 나서는데다 정례적인 셔틀외교 얘기까지 나오는 만큼 이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때보다는 간소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의전ㆍ경호가 원체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조율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토론에 중점을 둔 실무정상회담이기 때문에 지난 두 차례 정상회담과 비교하면 번거롭고 복잡한 형식은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 국빈에 준하는 의전과 경호가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쉬운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의전 부문에서는 북한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측으로 내려오는 만큼 김 위원장의 이동경로를 중점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위원장이 남북 고위급회담 때 대표단이 오갔던 경로인 판문점 회담장 사이를 걸어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이 판문점 우리 측 자유의 집에서 MDL 인근까지 나가 김 위원장을 맞는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차량을 이용해 회담장까지 이동한다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만남은 평화의 집 앞에서 이뤄지게 된다.

김 위원장의 의장대 사열 여부도 관심사다. 상대에 대한 예우를 표현하는 의장대 사열은 국가 연주와 국기 게양, 예포 발사, 의장대 도열 등으로 이어지는데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자칫 정치적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 동행해 퍼스트레이디로서 내조외교를 펼친 리설주가 동행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북한이 최근 들어 리설주의 행보를 적극 공개하며 ‘정상국가’ 이미지 제고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동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호 부문에서는 북한 경호요원들의 총기 휴대 여부가 쟁점이다. 지난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때에도 북한은 자신들이 신변보장을 하겠다며 우리 측 경호요원들의 총기 휴대에 반대했으나 우리측은 신뢰와 경호는 별개의 문제라며 맞선 바 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은 정전협정에 따라 보총과 권총 무장만 가능하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보도 부문에서는 남북 기자단 규모와 함께 TV 생중계 여부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