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2주 전 북핵 발언 문제 삼아 -‘민족의 우환’, ‘인간 오작품’ 원색 비난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특사 파견 등 남북 화해기류가 조성된 가운데 유독 송영무 국방장관을 겨냥한 비난공세를 펼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6면에 게재된 ‘무덤 속에 처박아야 할 친미대결광’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송 장관이 지난달 싱가포르 다자안보회의에서 한 발언에 대해 ‘대결망발’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신문은 “얼마 전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다자안보회의라는 데 참가한 이자는 ‘북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느니, ‘한미에 핵무기를 사용하면 북 정권이 지도에서 지워질 것’이라느니 떠벌였다”며 “남조선 국방부장관 송영무가 대세의 흐름에 역행하는 대결망발을 또다시 늘어놓아 온 겨레의 치솟는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영무가 눈뜬 소경이거나 머저리가 아니면 엄연한 현실쯤은 알고도 남음이 있겠는데 굳이 모르쇠하면서 우리를 핵전쟁 도발자처럼 묘사하며 한사코 동족압살을 고취하는 것”이라면서 “상전에게서 점수를 따는 데나 신경을 쓰며 밥벌이를 하는 천하의 숙맥, 외세의 더러운 주구라는 것을 뚜렷이 실증해준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이밖에도 송 장관을 겨냥해 ‘민족의 우환’, ‘재앙덩이’, ‘인간 오작품’, ‘역사의 퇴물’ 등 원색적 표현을 동원한 맹비난을 이어갔다.
북한이 보수야당이 아닌 현 정부 인사를 대상으로 비난공세를 퍼붓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노동신문이 문제 삼은 송 장관의 발언은 지난달 29일 싱가포르 제6차 풀러톤포럼에서 나왔던 것으로 보름이나 지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잇단 대북 강경발언으로 보수진영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송 장관을 특정해 비난함으로써 남남갈등을 야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