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화기류 ‘평화정착’ 계기로 한미훈련 등 일정감안 적기 판단 5~6월 남북정상회담 개최 의중도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문재인 대통령 평양 초청 제안에 호응해 늦어도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18일 이전 대북특사를 파견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고위급대표단 활동 내용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12일 “청와대가 북한의 김여정 특사에 대한 화답으로 대북특사를 보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안다”며 “이르면 평창올림픽 폐막 직후, 늦어도 패럴림픽 폐막 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무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대남특사로 파견하면서 모처럼 조성된 남북대화 기류를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이어가기 위해 걸음을 빨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3·4면 청와대가 내부적으로 대북특사 파견 방침을 세우면서 평창패럴림픽 폐막 이전으로 못 박은 것은 올해 예정된 남북한과 한반도정세 관련 일정 등을 감안한 것이다.
대북소식통은 “4월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는데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과 조선인민혁명군창건일 등이 있어 3월을 넘기면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상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월 이전 대북특사 파견 방침에는 오는 5~6월께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는 의중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7월에는 북한이 과거 종종 도발의 빌미로 삼았던 미국의 독립기념일과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전략군 창설기념일, 8월에는 한미 을지프리엄가디언, 그리고 9월에는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이 예정돼 있어 5~6월을 놓치면 한반도정세가 또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4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기 전 북한 고위급대표단 후속 논의가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로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명균 통일부장관, 서훈 국가안보원장 등이 거론된다.
대북특사 파견 계획의 마지막 문턱은 한미 간 협의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대북소식통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3차 남북정상회담 제안에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라고 했는데, 북한과 미국을 향한 메시지”라며 “대북특사 파견에 앞서 특사에 버금가는 인사를 미국에 보내 북한 고위급대표단과의 대화 내용을 설명하고 향후 계획 등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중 한미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추진할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달말 미국을 방문해 한미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가질 계획을 짜고 있다”며 “미국 측과 구체적인 일정을 맞춰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협의는 북미대화 가능성과 남북 정상회담을 주제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 본부장은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 파견과 관련, 미측에 북미대화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평창올림픽 계기 이뤄진 남북대화의 성과를 공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대원·문재연 기자/shin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