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연법 개정 이후 암표판매 사범 첫 검거

피의자들 주로 20~30대, 1억원 수익 올린이도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암표는 변우석 팬미팅 티켓

경찰 “형법상 업무방해, 정통법 위반 혐의 검토”

“임영웅 암표로 1억 수익”…경찰, ‘매크로 암표판매자’ 첫 검거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수백~1억원대의 수익을 올린 암표 판매업자 7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사진은 공연 암표 티켓이 수백만원에 이르렀던 가수 임영웅씨. [물고기뮤직 제공]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최고 1억원의 수익을 올린 암표 판매업자 7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검거된 인원 대부분은 20대~30대의 젊은이들로, 경찰은 이들이 컴퓨터 활용에 익숙했다고 설명했다.

1일 서울경찰청 범죄예방질서과 풍속범죄수사팀은 지난 3월~ 8월 24일까지 암표판매 사범 7명을 ‘공연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들은 매크로 프로그램 등 컴퓨터 활용에 익숙한 20~30대였다고 설명했다. 검거된 이들 가운데엔 전문적으로 티켓판매를 대행한 자도 있지만, 대부분 생활비나 용돈 마련 을 목적으로 유명 공연 티켓을 사전에 확보한 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되팔았다. 경찰은 검거된 이들의 직업이 대학생·취업준비생·무직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특히 20대 여성 A씨는 대리티켓팅과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 등으로 지난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1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개최되는 유명 가수의 공연티켓 수요가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 간단한 컴퓨터 프로그램 활용 기술만 가지고 손쉽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온라인 암표 범죄의 특성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1~2분 내 예매링크에 바로 접속해 다수의 티켓 확보가 가능했다. 20대 남성 B씨는 6~7월에 있었던 가수 나훈아 콘서트에서 1인 최대 4매까지 예매가 가능함에도 동시에 9매까지 예매에 성공하기도 했다.

현재 확인된 암표로는 가격이 수백만원대까지 치솟아 논란이 됐던 가수 임영웅·나훈아의 콘서트 티켓도 포함되어 있다. 임영웅 콘서트의 경우 1장에 최대 80만원(정가 18만7000원), 나훈아 콘서트는 50만원(정가 14만3000원)에 거래된 것으로 드러났다.

“임영웅 암표로 1억 수익”…경찰, ‘매크로 암표판매자’ 첫 검거
중고나라에서 10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한 콘서트 암표. [서울경찰청 제공]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암표는 지난 7월에 있었던 배우 변우석 팬미팅 티켓으로 정가 7만7000원 상당의 입장권이 235만원에 거래됐다. 이들의 범행 수익은 평균 5개월 기간 동안 모두 합하여 약 1억3000만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통해 20대 대학생 C씨는 티켓베이와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1338만원의 범죄 수익을 올리기도 했고, 20대 군인 D씨는 당근마켓 앱을 통해 543만원의 수익을 얻었다.

경찰은 온라인 암표거래가 문화산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공정한 문화향유 기회를 박탈할 뿐 아니라, 티켓사기 등 부가적인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불법행위임을 인식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에서 개정된 ‘공연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을 입증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라며 “법률 검토 및 티켓발매 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들의 범죄혐의를 압수수색현장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에 대해서는 형법상 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속과 수사만으로 암표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기에 사전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주요 공연·스포츠장과 티켓예매처, 스포츠계, 연예기획사 등과 함께 합동대응 협의체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