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스비 “금리 중립 수준으로 낮추려면 갈 길 멀어”
보스틱 “노동시장 약화 시 빅컷으로 견해 바뀔 것”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 가운데, 일부 연준 인사들이 또 다른 ‘빅컷’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금리 수준이 여전히 높아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3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질의응답(Q&A) 행사에서 “향후 12개월 동안 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낮추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보다 수백 bp(1bp=0.01%포인트)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과열되거나 침체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으로, 직접 측정할 수 없고 추정만 가능하다.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는 굴스비 총재는 고용 여건과 인플레이션이 양호한 수준이지만 연준이 향후 몇 달 동안 금리를 ‘상당히’ 낮추지 않는 한 그 상태가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며 “너무 오랫동안 제약적이면 양대 의무(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에 대해 좋은 위치에 오래 있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 굴스비 총재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빅컷의 여지를 남겨 뒀다.
보스틱 총재는 이날 유럽경제금융센터가 주최한 행사에서 “우리가 중립금리보다 훨씬 더 높은 위치에 있다는 생각에 대해 설득력 있게 논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기준금리는 여전히 제약적이고 중립금리를 향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같은 빅컷이 반복될 것이라고 가정하지 말라면서도 “향후 한 달 정도 동안 노동시장에 실질적인 약화가 있다는 추가 증거가 나오면 통화정책 조정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제 견해가 확실히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 관리들은 중립금리에 대해 수개월 동안 논쟁을 벌여 왔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중립금리가 상승했다고 보고 있다.
굴스비 총재를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기본적으로 향후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하는 ‘베이비컷’을 선호하지만 데이터를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오는 11월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데이터에 새로운 놀라움이 생기면 그 속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시장 데이터가 악화하거나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모두가 예상했던 것보다 지속적인 약세를 보인다면 (금리 인하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