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직접투자(FDI)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 수준을 또 넘어섰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의하면 올 1분기(1~3월) FDI는 신고 기준 70억5000만달러로,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6억3000만달러)에 비해 25.1% 늘어난 것이며, 건수로도 847건으로 역시 가장 많다. 지난 한 해 FDI 신고액은 327억2000만달러(44조2000억원)로, 3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FDI 목표치인 ‘350억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직접투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반갑고 고무적인 현상이다. 사실 우리의 경제여건은 좋은 편이 아니다.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성장둔화 추세를 보이고 고금리와 고환율로 불안요인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외국인들이 직접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는 것은 한국 투자환경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굳건하다는 의미다.

FDI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다. 생산과 고용은 물론 첨단 전략산업 고도화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실제 FDI 기업의 수출액이 우리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7%(2022년 기준)에 이른다. 이 기업들의 고용 비중도 전체의 5.5%에 달한다.

외국인직접투자의 절반가량이 제조업에 집중되고 그 비중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도 그 의미가 크다. 국내 제조 기반 강화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경제와 민생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첨단 산업 분야 기술경쟁력을 보유한 한국이 해외 자본의 전략적 투자거점이 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언제까지 증가세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외투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FDI 확대를 위해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이를 위해 넘어서야 할 과제는 산더미다. 무엇보다 각종 규제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법인세만 하더라도 2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1.2%)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이런 ‘전봇대’를 과감하고 획기적으로 뽑아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노동조합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외투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국들은 범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일본은 외투기업이 공장을 지으면 50%를 지원한다. 기업 규제 혁파를 위한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