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미국 내 두번째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이 오는 8월 디트로이트에 세워진다.

미시간주 위안부 소녀상 건립위원회는 오랜 산고 끝에 오는 8월 16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지역에 속한 비즈니스 거점도시 사우스필드의 미시간 한인문화회관 앞에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고 제막식을 열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건립위 관계자는 “매년 8월 셋째주 일요일(17일)에 미시간주 한인들의 광복절 기념행사에 하루 앞서 소녀상 제막식을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시간주 한인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성노예로 강제 동원된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배경을 미국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고 나아가 여성인권과 인간 존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로 2012년부터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일본 민관(民官)이 적극적인 방해공작을 펴면서 건립장소 선정에 난항을 겪었고 기금모금 문제와 잦은 추진세력 교체 등으로 일정이 지연됐다.

미시간 한인문화회관 김종대 회장은 “지난 22일 문화회관 이사회가 소녀상 건립 위의 부지 사용을 최종 승인했다”며 “디트로이트에는 일본 총영사관이 있고 인근에 일본 기업 400여 개가 진출해있어 일본인 사회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한인단체 소유지에 소녀상을 건립하는 것에는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동상 제작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글렌데일 시에 서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조각한 김운성·김서경 부부가 맡았다.

건립위 측은 서울에서 제작된 소녀상이 6월말 선적되면 7월 중순께 미시간주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의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일본계 주민의 소송을 대리하던 유명 대형 법무법인이 수임을 철회했다.

29일(현지시간) 글렌데일 소녀상 건립 주체인 가주한미포럼에 따르면 소녀상 철거 소송 원고 측은 최근 변호인을 미국에서 20위 이내에 드는 대형 유명 법무법인 ‘메이어 브라운’에서 ‘윌리엄 B. 데클러크’로 바뀌었다. ‘윌리엄 B. 데클러크’는 글렌데일 옆 도시인 패서디나에서 변호사 3명이 운영하는 소형 법무법인이다.

‘메이어 브라운’이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 소송에서 손을 뗀 것은 전쟁 범죄와 인권 유린을 합리화하려는 소송을 맡은 데 대한 미국 법조계의 반감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