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땐 BOE 금리 하향 전망 일본도 7월 통화완화 가능성 美 기준금리 인상땐 환율 요동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숨죽여 기다리던 글로벌 시장이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긴장감은 누그러들기는커녕 더욱 팽팽해지고 있다.

[美 FOMC 6월 기준금리 동결] 브렉시트發 글로벌 통화전쟁-copy(o)1

일본은행(BOJ)의 추가 통화완화 가능성,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 국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대형 이벤트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기업 구조조정과 경기부진의 ‘이중고’에 빠져있는 우리나라로서는 큰 부담이다. 미국에 앞서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내린 한국은행은 추가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 카드를 쓰기 어렵게 된다. ‘미국 긴축 대(對) 일본ㆍ유럽 완화’ 구도로 굳어지는 글로벌 통화전쟁 속 고립무원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실제로 FOMC 위원들의 적정 금리수준 견해를 보여주는 ‘점도표’를 보면, 17명의 위원 중 9명이 올해 2차례 인상, 6명은 1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헀다. 올해 남은 FOMC 회의는 7월, 9월, 11월, 12월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사실상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인 셈이다.브렉시트는 ‘마이웨이’ 행보를 보여온 Fed의 통화긴축 시나리오에 제동을 걸었을 만큼 세계 경제에 큰 충격파를 던질 변수로 꼽힌다.

23일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란은행(BOE)은 0.5%인 기준금리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메릴린치 등은 제로금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 나홀로 통화긴축에 나서는 가운데, 나머지 주요국들은 통화완화에 본격 드라이브를 거는 양상이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일본과 유럽은 브렉시트 당장 금리를 추가 조정하지는 않더라도 유동성 공급량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브렉시트發 글로벌 통화전쟁 막올랐다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산하 금융정보업체 QUICK의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일본은행(BOJ)이 7월에 추가 통화완화를 시행할 것이라는 응답이 50%를 차지했다. 현재 연간 80조엔 수준인 국채 매입규모를 늘리거나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 브렉시트 여부가 결정된 이후 연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유로존 단기금리(EONIA)가 전날 -0.41%로 낮아지는 등 시장은 연내 ECB의 금리 10bp(1bp=0.01%포인트) 추가 인하 가능성을 80%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은 일본과 유럽의 통화완화 폭을 가늠하기 위해 16일 BOJ의 금융통화정책회의, 17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연설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좌담회 내용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지속적인 위안화 절하 정책으로 글로벌 통화절하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15일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6.6001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가 6.6위안대로 내려간 것은 2011년 1월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이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브렉시트가 동시에 발생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받을 충격은 배가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환율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리인상은 기본적으로 달러화 강세 요인인데, 브렉시트가 강달러 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동반 약세에 빠질 확률이 높으며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가 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달러와 함께 일본 엔화에 대한 쏠림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원화 약세다. 안전자산 선호로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본 이탈 움직임이 심화될 수 있다. 한은도 이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