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는 문화상품이다

진달래술, 복사꽃술(桃花酒), 매화주, 연꽃술(蓮花酒), 국화주, 백화주(百花酒)…. 꽃술(花香酒)로 불리는 우리의 전통술이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제사를 모시는(奉祭祀) 것과 손님을 대접(接賓客)하는 것이 가문의 중요한 전통이자 미덕이었다. 지금에야 집 근처 상점이나 배달을 통해 쉽게 음식과 술을 준비할 수 있지만, 음식과 술을 직접 만들어서 준비해야 했던 시절에 ‘술 빚기’는 가문 대대로 전수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조리기술이었다. 그래서 각 지역, 가문마다 독특한 재료를 이용하여 누룩을 빚고, 꽃이나 열매, 약초 등의 부재료를 넣어 술을 빚었다. 이러한 전통이 이어져 조선시대말까지만 해도 2000여 종 이상의 가양주(家釀酒)가 존재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우리 고유의 술 문화는 아픈 역사와 함께 그 맥이 끊기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세금을 걷는 수단으로 주세령을 시행했다. 1917년에는 자가(自家) 양조가 전면 금지되며 밀주로 단속했다. 해방 후에는 6ㆍ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식량부족과 서양 술의 급속한 유입으로 전통주의 흐름이 끊어져버렸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전통주 복원과 발굴의 중요성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와인 등 외국산 주류 수입이 해마다 늘면서 2013년에 9조 7천억원에 이르는 우리나라 주류시장 규모에서 전통주 비중은 0.5%에 불과하다.

전통주는 문화상품이다

한편, 프랑스의 와인, 독일의 맥주, 일본의 사케, 중국의 고량주(白酒) 등과 같이 선진국들은 그들의 역사, 문화와 함께하는 자국의 전통주를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2000년 아시아ㆍ유럽 정상 모임인 아셈회의에서 건배주로 쓰였던 우리나라 대표 전통주인 인삼주마저도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는 하소연이 들여온다. 우리나라 전통주 업체는 2013년 말 현재 702개, 2010년 469개에 비해서 50%가 늘었다.매출액은 433억 원에서 485억 원으로 11% 증가에 그쳤고 업체당 매출 규모는 6,900만 원으로 오히려 25% 줄었다.

이런 어려움을 반영, 조달청은 5만여 개의 공공기관이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서 전통주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3월 중에 공급이 시작되며 공공기관들이 선물이나 행사 기념품으로 구입하게 되면 지속성있는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또한 3월 30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공공조달종합전시장 ‘나라장터 엑스포’에 처음으로 전통주 판매코너를 만든다.

전통주는 지역에 기반을 둔 상품이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통주뿐만 아니라 인삼, 된장 등 선물용으로 적합한 전통식품도 종합쇼핑몰에서 공급할 예정이다.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올려놓으면 한 번의 클릭으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우리의 희로애락과 역사를 간직한 전통주, 우리와 후손들은 물론이고 세계인이 한국의 독특한 맛과 향, 그 속에 포함된 우리의 문화를 즐기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