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주 프랑스를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프랑스 최고훈장을 수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올 초 시아파 지도자를 포함해 47명을 처형해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고 있는 사우디 왕세자에게 최고 권위의 훈장을 수여한 것.

7일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4일 대통령 궁(엘리제 궁)을 방문한 모하마드 빈나예프 왕세자 겸 내무장관에게 프랑스 최고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올 초 사우디가 47명을 전격 처형하자 이를 맹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바 있다. 하지만 두 달만에 사우디 왕세자에게 최고 권위의 훈장을 수여하는 이중적 행동으로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프랑스 수치의 날’…올랑드, ‘인권탄압’ 사우디 왕세자에 프랑스 최고훈장 수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사진=게티이미지]

특히 사우디 왕세자의 엘리제 궁 방문은 지난 4일 이뤄졌으나 엘리제 궁 측이 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6일 오후에야 그의 방문과 훈장 서훈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엘리제 궁 측이 사안의 파장을 감안해 고의로 은폐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관영 사우디 통신은 사우디 왕세자의 훈장 수여와 관련해 왕세자가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에 맞서 지역과 세계에서 벌인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빈나예프 왕세자가 받은 훈장은 레지옹 도뇌르 가운데 최상급인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 그랑 마스터다. 앞서 지난주에는 2차 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했던 영국 퇴역병사들이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받은 바 있다.

엘리제 궁 측은 훈장 수여가 외국 공식 인사에 대한 의전상 관행이라고 해명했으나 사우디의 처형을 규탄해온 민간 단체들로부터 ‘프랑스 수치의 날’이라는 등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 1월 2일 시아파 지도자를 포함해 47명을 전격 처형한 것을 비롯해 올 들어 지금까지 모두 70명을 처형해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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