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의원, “업적은 평가하고 과오는 비판하고”…‘중도 노선’ 해석 놓고 논란
[헤럴드경제] ‘국민의당’(가칭)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14일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國父)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해 파장이 일고 있다. 안철수 의원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인정해야 한다”며 이념 갈등 극복 의지를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안 의원 등과 함께 서울 강북구 국립 4ㆍ19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어느 나라든 나라를 세운 분을 ‘국부’라고 평가한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나라를 세운 분을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평가해서 화합의 힘으로 미래를 끌고가려는 정치적 지혜가 대단히 필요하다”며 “과(過)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공(功)을 인정해야 한다. 역사를 공정하게 양면을 같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한계가 있었지만 이 전 대통령은 원래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한 분이었다. 그 공로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최근 이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이어 4ㆍ19 묘지를 참배한 데 대해서도 “모순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때(이승만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뿌리가, 잠재력이 성장해서 4ㆍ19 혁명에 의해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가 우리나라에 확립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결코 어느 한 쪽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 그래야 국민 대중과 대화할 수 있는 정서적 공감대가 생기고 이념적 중심이 생긴다”고 밝혔다.
당의 정강정책에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을 모두 명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들어가겠죠”라고 말했고, 안 의원도 “산업화와 민주화에 대한 인정을 바탕으로 계속 일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와 장기 집권을 종식시킨 4ㆍ19 혁명을 기리는 묘역을 참배하는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을 ‘국부’로 칭송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논란도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의 ‘인재영입 1호’로 입당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 위원장의 ‘국부’ 발언에 대해 “‘이승만 국부, 1948년 건국’을 주장하며 수구적 보수 우파라는 정체성을 밝혀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페이스북 글에서 “뉴라이트들에 이어 한상진 교수는 이승만이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라는 맥락에서 국부라고 했는데,‘1948년 건국설’은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파장이 일자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의 명동성당으로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부’ 발언에 대해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적 생각이라고 해명했다.
안 의원은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업적은 평가하고 과오는 비판하고 또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