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하이트진로의 4월 대반격이 시작됐다. 4월 대반격의 공격수는 간판 브랜드를 리뉴얼한 ‘뉴 하이트’다. 목표는 오는 2017년 시장점유율 50% 달성과 맥주시장 1위 탈환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위해 간판 브랜드인 ‘하이트’를 이름만 빼고 다 바꿨다. 이름은 ‘뉴 하이트’. 사실상 배수진이다.
하이트진로가 ‘뉴 하이트’를 앞세워 4월 대반격을 선택한 것은 영원한 숙적 오비맥주의 AB인베브 매각과 롯데의 맥주시장 진출 등이 4월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가 ‘뉴 하이트’ 카드를 뽑아든 것은 수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스’의 기세를 꺾고 신규 진출하는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맥주를 견제하는 강력한 한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이트진로-오비맥주-롯데주류 등 3파전 양상으로 치닫는 맥주시장에서 더 밀릴 경우 생존이 불가능하는 위기감도 ‘뉴 하이트’ 전략에 한 몫했다.
▶20년만의 ‘뉴 하이트’로 대변신…신세대 이미지로 애주가 입맛 유혹= ‘뉴 하이트’는 우선 맛부터 다르다. 세계 각국의 대표맥주와 견줄 수 있는 최적의 부드러운 목넘김을 구현하고자 제조공정을 조정해 쓴 맛을 줄였다.
또 홉, 몰트, 탄산의 최적 조합을 통해 청량감을 강화하고 부드러운 목넘김을 위해 알코올 도수를 기존 4.5%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뉴 하이트’만의 특징인 신선함과 청량감을 구현하기 위해 빙점여과공법도 채택했다. 전 공정의 온도를 0도 이하로 유지시켜 최적의 상태에서 맥주의 불순물과 잡미를 제거해, 뉴 하이트만의 신선한 맥주맛을 강조했다.
‘뉴 하이트’의 BI(Brand Identity)와 상표 디자인도 확 바꿨다. 브랜드 로고는 국내 최초 맥주회사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강조한 서체로 바꿨다. 로마체를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으로 ‘뉴 하이트’의 특징인 청량감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상표는 맥주 제조공정과 제품 특징을 도식화한 인포그래픽 형식으로 디자인했다.
‘뉴 하이트’의 경우 브랜드는 그대로지만 사실상 새로운 맥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이트진로가 ‘뉴 하이트’ 카드를 선택한 것은 1993년 출시된 ‘하이트’의 이미지가 올드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오비맥주의 ‘카스’에 밀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국내 맥주 시장의 55%를 차지했던 하이트진로는 2011년 오비맥주에 시장 1위를 내줬고, 최근엔 점유율이 40% 아래까지 떨어지는 등 위기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뉴 하이트’를 앞세워 맥주시장 1위자리를 탈환하고 실추된 명예회복도 회복한다는 각오다. 사실 하이트진로의 ‘하이트’는 지난 2007년까지만 해도 맥주시장내 점유율이 60%를 육박했던 대한민국 대표 맥주였다.
▶1위 탈환 프로젝트 속도낸다…영업조직 강화하고 마케팅 총공세=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에게 빼앗긴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그 출발점이 바로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인수하고 롯데맥주가 맥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2014년 4월이다.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 양사 기준으로 올해 45%, 오는 2017년 50%의 시장점유율을 점유하고 맥주시장 1위자리에 오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하이트진로의 최고경영진은 뉴 하이트 출시와 별도로 유통조직 개편과 유통망 강화 등 총력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일각에선 1위자리 탈환을 위해 배수의 진을 쳤다는 말도 들린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최근 최근 박문덕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진용을 재구축했다. 최근 김 사장은 하이트진로의 통합영업망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결재시간을 3시간대로 줄이는 등 속도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영진의 현장경영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또 얼마전 소주와 맥주 영업조직이 통합한 데 이어 최근엔 11개이던 지역별 영업본부를 서울, 경기, 영남, 호남, 충청ㆍ강원 등 5개로 재편했다. 음식점 영업을 담당하는 특판조직 인력도 20%나 늘려 현장 마케팅도 강화하고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광고 마케팅과 서브 맥주 브랜드도 총동원령을 내렸다.
하이트진로는 또 가수 지드래곤과 영화배우 하정우 등을 앞세운 맥주광고를 본격화하는 등 광고판촉 수위도 높이고 있다. 덴마크(칼스버그), 일본(기린), 독일(한세베버리지) 등 외국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맥주 품질 업그레이드 공세도 한창이다. 이뿐 아니라, 전국 맥주 유통망도 기존 도매상 중심에서 소매점, 식당, 대형마트, 편의점으로 확대하는 작전도 구사하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글로벌화된 국내 맥주시장에서 본격 경쟁에 나서기 위해 최고 품질의 맥주로 승부하고자 대표 브랜드인 하이트를 이름만 빼고 모두 업그레이드했다”며, “하이트는 20년간 300억병 이상이 팔린 한국 대표 맥주로 세계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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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하이트진로 연도별 맥주 판매량 및 점유율 현황
연 도 점유율 판매량
2008년 56.3% 1억828만상자
2010년 54.6% 9915만상자
2012년 43.6% 8283만상자
2014년(목표) 45.0% 8500만상자
2017년(목표) 50.0% 1억상자
<※하이트진로 & 오비맥주 양사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