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첫발 20-30대 예비창업자 4명중 1명치킨집·카페·빵집 등 식·음료 요식업 선택

“이번에 제가 창업할 가게 이름은 OO치킨입니다.”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힘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습니다. 저라고 폴 바셋되지 말란 법 있나요?”

치킨가게, 카페는 더이상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만의 창업 아이템이 아니다. 20~30대 청년들 역시 사회에 첫 발을 딛는 곳으로 외식업이나 카페 등을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창업자에는 ‘호모 치킨쿠스’ 의  유전자가?

9일 헤럴드경제와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함께 발표한 ‘2015 대한민국 청년 창업 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가한 전체 청년 예비 창업자들 가운데 26%에 이르는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실제 창업 시 운영하길 원하는 업종으로 ‘식ㆍ음료 관련 요식업’을 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창업관련 전문가는 “최근 청년 일자리의 감소 등으로 인해 대안으로 창업에 나서려는 20~30대의 수가 늘어나곤 있지만 상품화 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없이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외식업 및 카페ㆍ빵집 등 상대적으로 초기 투자 금액이 적은 업종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창업 시 운영하길 원하는 업종 2위로는 15%의 응답자가 선택한 ‘영상, 음악, 아이디어 바탕으로 한 콘텐츠 유통업’이, 3위에는 14%의 응답자가 고른 ‘독보적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 및 IT 창업’등 남들이 도전하지 않은 새로운 분야를 찾아 나서려는 청년 예비창업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한 때 청년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종으로 꼽혔던 ‘프로그래밍 능력을 바탕으로 한 앱 개발’은 ‘레드오션’ 시장으로 인식되며 전체 응답자의 7% 만이 선택하는 그쳤다. 이 같은 청년 예비창업자층의 인식은 신설 법인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 통계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새롭게 문을 연 법인수는 지난 2000년 이후 최대치인 4만6000여개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전체 사업체 수 증가분에 대한 기여율은 도소매업이 27.4%, 숙박 및 음식점업이 12.4%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단순히 창업 숫자가 늘어난 것이 중요하기보단 창업자들이 선택한 업종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고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며 “2~3년간 창업 생존율 등을 조사해 그들이 느끼는 애로 사항을 파악하고 실패하지 않도록 정부가 도와주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