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더블유피부과 조성환 원장
한 남성이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모자를 쓰고 병원에 들어왔다. 언뜻 보기에는 어려 보이는 얼굴이었는데 모자를 벗자 왜 그가 모자를 썼는지 알 수 있었다. 앞머리 부분에 탈모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최근 면접을 앞두고 탈모로 인해 자신이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었다. 면접이 코앞이라 빠르게 탈모를 개선시키고 싶어 탈모에 좋다는 검은콩도 먹어보고 탈모샴푸도 비싼 값에 구매했지만 효과가 미비한 것만 같아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했다.
가을을 맞아 하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되고 결혼을 앞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면접, 결혼 등 사람들 앞에서 잘 보여야 할 자리가 고민인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탈모 환자들이다. 많은 탈모 환자들은 탈모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본인 스스로가 사회에서 만들어진 '탈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자신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때문에 탈모 환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능성 샴푸를 사용하고 어성초 다린물을 마시는 등 민간요법까지 병행하기도 한다. 한 기사에서 인터뷰를 한 사례자는 탈모 때문에 한 달에 100만원 이상 지출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탈모 환자들이 많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탈모가 '질환'이라는 것이다. 탈모 중에서 남성형 탈모는 치료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 남성형 탈모의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과 남성 호르몬이 있다.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모낭에 존재하는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로 전환되고 이 DHT는 모발의 성장을 방해한다. 따라서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하여 DHT의 농도를 줄이면 탈모를 개선시킬 수 있다.
현재 식약처에서 공인한 약물 중 복용하는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가 이런 원리를 이용한 약물이다. 이 중에서 '두타스테리드'(아보다트) 성분의 약은 임상시험을 통해 남성형 탈모에서 빠르고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연구에 따르면 '두타스테리드'는 12주부터 모발수가 대비군 및 위약군 대비 더 증가했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24주째에는 우수한 모발 수와 굵기 증가 효과를 보였고 앞머리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따라서 빠른 남성형 탈모 치료 효과를 보려면 탈모의 원인이 되는 DHT를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먹는 약물 외에는 바르는 '미녹시딜'이 있고, 또한 탈모가 심각하게 진행되어 약물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에는 모발이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식된 모발이 한 달 후에 빠지고 새로운 모발이 성장하여 자연스러운 형태를 유지하기까지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이식 수술 후에도 모발 성장 및 유지를 위해 약물치료가 함께 병행되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