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겪는 십대에 위로와 공감 줘

미국에서 논란 빚은 청소년 소설

[북데일리] 지난해, 미국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책 한 권을 놓고 큰 소동이 벌어졌다. 사서 협회의 추천도서로 선정된 한 권의 책을 금서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불매 운동으로까지 확산시킨 것이다.그 책이 바로 <엘리노어 & 파크>(보물창고. 2014)이다. 영미문단에서는 떠오르고 있는 차세대 여성 작가 레인보우 로웰의 작품이다. 국내에는 생소한 작가다. 그렇다면 학부모들이 반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 아닌, 책에 너무 많은 욕설과 선정적인 장면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곧 미국 최고 권위의 아동청소년문학상 중 하나인 ‘보스턴글로브 혼북 상’을 수상했으며, ‘뉴욕타임스’의 ‘주목할 만한 올해의 책’과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에서 주최한 ‘2013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그렇다면 또 여기엔 무슨 곡절이 있었을까. 교육 현장의 교사나 사서들은 학부모들이 문제삼은 그 부분이 청소년들의 현실을 정확하고 생생하게 그려 냈다고 지적했다. 즉, 청소들의 ‘진짜 삶’이 녹아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책은 한국계 혼혈로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라고 칭하는 소년 파크와 불우한 가정에서 자라며 뚱뚱하고 튀는 외모의 여자 전학생 엘리노어의 사연을 담고 있다.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두 사람은 만화와 음악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발견하고 차츰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일종의 두 아웃사이더들의 만남과 사랑 이야기다. 어찌 보면 특이한 면이 없는 소설이다. 하지만 이 책의 미덕은 젊다는 것, 그리고 사랑에 빠진다는 느낌을 기성세대로 하여금 다시 일깨워준다는 데 있다.

이 책을 옮긴 전하림은 “첫사랑의 달콤함 또는 아픔을 겪고 있는 십 대들에게는 다뜻한 위로와 공감을 주고, 그러한 경험을 딛고 성인이 된 어른들에게는 가슴속 어딘가 살아 있을 감정들을 생생하게 불러일으켜 준다는 점이 바로 이 작품의 매력일 것”이라고 밝혔다.

[북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