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제자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인분 교수’가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반면, 여제자 측은 “공동정범으로 책임지는 것은 부당하다”라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27일 오전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고종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경기도 모 대학교 전직 교수 장모(52)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 가혹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씨의 제자 장모(24), 김모(29)씨 변호인들도 두 피고인의 공소사실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피고인들은 재판이 진행되는 20여분 동안 피고인석에 앉아 고개와 허리를 숙인 채 얼굴을 들지 못했다.
그러나 불구속 기소된 26살 정 모 씨 측은 “일부 공소사실 중에 정씨가 폭행 현장에 같이 없었던 경우들이 있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정 모씨의 변호인은 “장 씨의 지시로 야구방망이와 호신용 스프레이 등을 구입한 적은 있지만, 피해자를 직접 위협한 행위를 한 적이 없어 공동정범으로서 책임지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정씨의 변호인은 이를 위해 피해자와 피고인들이 같이 근무하던 학회 사무국 상황을 잘 아는 증인 1명에 대한 신문과 장 교수 등 피고인에 대한 신문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장 씨와 정씨는 장 교수 관련 디자인업체와 학회의 돈, 연구지원금 등 1억4400만 원을 빼돌려 외제차를 사고 정씨의 등록금을 내는 데에 쓰는 등 횡령 및 사기죄로 기소됐다.
장 씨는 자신이 대표를 맡은 디자인 학회 사무국에 취업시킨 제자 A씨(29)가 일을 잘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2013년 3월부터 2년여 간 A씨를 수십 차례에 걸쳐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한 혐의로 5일 구속 기소됐다.
경찰 수사로 이와 같은 가혹행위가 사실로 드러나자 해당 대학은 이달 4일 장 씨를 파면했다.
한편 장 씨 등 3명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달 2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