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독주, 그리고 화웨이의 약진으로 끝났다. 특허료 따위는 무시하고 저가로 밀어붙이던 샤오미 등 상당수 중국 업체들의 성장은 제동이 걸렸다. 또 LG전자와 HTC, 소니 등 AP(매인 프로세서)를 퀄컴에 의존했던 많은 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는 독자적인 AP를 사용했고, 또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등 상당수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하거나 조달하며, 차별화된 성능과 시장 점유율을 자랑했다.

애플-삼성의 독주ㆍ화웨이 약진 ‘독자 기술’만이 살아남는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7300여 만대를 팔아 21.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애플이 14.1%로 2위 자리를 굳혔다.

삼성전자는 7300여 만대의 스마트폰 중 약 30%인 2300여 만대를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그리고 갤럭시 노트4 등 고가 제품으로 판매, 이 기간 2500만대에서 3000만대 정도 팔린 것으로 추산되는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와 고가 시장을 양분했다.

3위 화웨이의 약진도 눈에 띈다. 화웨이는 2분기 2900여 만대로 8.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5~6%대에 머물며 LG전자, 사오미와 업치락 뒤치락 했던 3위 싸움에서 완벽하게 기선을 제압한 것이다.

자오밍 화웨이 룽야오(아너) 회장이 최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만 봐도 예전만 못하다. 출시되기 전 기대가 컸지만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시장에서 이들의 판매율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며 “화웨이는 높은 가성비를 통해 더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애플-삼성의 독주ㆍ화웨이 약진 ‘독자 기술’만이 살아남는다

업계에서는 이들 세 업체의 2분기 약진 배경으로 ‘독자적인 기술’을 꼽았다. 애플은 A 시리즈라는 AP를 독자 설계하며 여타 제조사들과 차별을 이어갔고, 삼성전자 역시 노트4부터 퀄컴 칩 대신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한 엑시노스 칩을 적극 활용하며 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보다 한 발 앞선 성능을 자랑했다.

화웨이도 마찬가지다. 기린이라는 이름의 독자 설계 AP를 일찌감치 저가제품은 물론, 최신 플래그십 모델에도 적극 사용했다.

이는 퀄컴에 핵심 부품인 AP를 전적으로 의지했던 LG전자나 샤오미가 주춤했던 것과 대비된다. 두 회사는 지난 1분기까지 수량과 금액에서 각각 화웨이를 앞섰지만, 올해 신제품에 사용한 퀄컴 칩들이 발열 논란에 휩싸이며, 플래그십 제품을 제때 내놓지 못하거나, 출시 후에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데 실패했다. 성능면에서 지난해 제품과 크게 차이가 없으면서, 오히려 발열은 심해진 신제품을 소비자들이 외면한 것이다.

그나마 2분기 북미 시장에서 약진한 LG전자의 주력 제품이 지난해 나온 G3였다는 점도 이 같은 AP의존 현상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독자 AP 생산 능력에 따른 스마트폰 시장의 양극화가,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퀄컴이 발열 논란을 잠재울 신제품 스냅드래곤820 시리즈와 관련 ‘내년 상반기에 나올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간접적으로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과 삼성, 화웨이는 AP는 물론, 디스플레이나 기타 영역에서도 스마트폰 및 통신 관련 상당한 특허를 가지고 생산하고 있다”며 “그동안 스마트폰 제조 대중화를 이끌었던 퀄컴이 이러저런 이유로 주춤한 사이, 시장에서 기술력에 따른 차별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