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부산의 한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들이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친구의 잘못을 적어내게 하는 등 부적절한 훈육방식을 사용했다며 교육청과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14일 부산 A초등학교 학부모들에 따르면 담임교사 B씨는 학기 중 수차례에 걸쳐‘무슨 일이 있었나요’ 종이를 돌려 학생들에게 친구의 잘못을 적어 내도록 했다.
학생들은 종이 쪽지에 ‘○○가 소리를 질렀다’, ‘○○가 욕을 했다’ 등 친구의 사소한 잘못을 고자질하듯 적어야만 했다.
학부모들은 또 B교사가 학생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잘못에 대해 복도에서 호통을 치거나, 용변을 보러갈 때 목에 ‘화장실’ 푯말을 걸게 하는 등 다소 강압적으로 훈계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해당 학급 16명 학생 중 절반이 넘는 학생이 “학교가기가 싫다”, “선생님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등의 의사표현을 했고 일부 학생은 불안 증세나 틱 장애를 보이기도 한다고 학부모들은 전했다.
실제 지난 9일에는 5명, 10일에 2명, 13일에는 7명의 학생이 B교사의 훈육방식에 반발해 등교를 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학부모들은 단체로 학교장을 찾아가 B교사의 훈육방식과 태도를 문제삼았고, 13일에는 부산시교육청과 국가인권위원회에 담임교사 교체, 학생 심리치료 등을 요구하며 민원을 제기했다.
한 학부모는 “이제 막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들을 다독여주지는 못할망정 서로 고자질하게 하고 강압적으로 혼을 내는 것은 진정한 교육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이 학교 교장은 “일단 임시교사를 투입해 방학할 때까지 아이들을 가르치고 2학기 때 교사 교체를 검토하겠다”며 “불안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에게는 상담전문요원의 심리치료를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B교사는 현재 병가를 내고 입원한 상태다.
최근 제주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1학년 담임교사가 숙제나 발표를 제대로 하지 않는 학생에게 하루 동안 말을 해서도 안되고 쉬는 시간 외에는 자리를 뜨지 못하게 하는 등 집단 따돌림을 지시해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