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인천 동구청이 만석도 ‘괭이부리 마을’에 외부인 생활체험관 건립을 추진하자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12일 동구청은 “최근 진행 중인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따라 이곳의 모습도 계속 바뀌고 있는 만큼 이 지역의 역사를 보존하자는 측면에서 옛 생활 체험관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부못하면 이런데서…” 빈민체험 하룻밤에 만원? …가난까지 상품화 논란

이에 현재 주민들이 모임 장소 등으로 쓰고 있는 2층짜리 주택의 일부를 고쳐 37㎡ 넓이의 숙박시설을 만들고, 이곳에 흑백 TV·요강·다듬이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 생활물품들을 갖춰놓기로 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와서 1만원을 내면 하루를 잘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해당 지자체는 타 지역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쪽방촌에서 숙박을 하며 옛 생활공간을 체험토록 한다는 의도지만, 마을 주민들은 쪽방촌의 가난까지 상품화하려는 시도라며 대립하고 있다.

이에 주민 160명은 지난 8일 체험관 건립 반대 서명서를 구와 구의회에 제출했다.

주민들은 “요즘 들어 외지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와 사진을 찍으며 집 안을 기웃거리는 일이 많아 다툼도 생긴다. 가난하게 살면 아무렇게나 막 대해도 되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저자 김중미 작가 역시 13일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에서 이 체험관관은 주민들에게 어떤 도움도 안된다고 주장하면서 “어린이 날 관광 버스 4대가 마을에 들어와서 사람들이 동네 골목을 다니면서 어린 아이들에게 ‘너희들도 공부 못하면 이렇게 살게 된다. 그러니까 공부 열심히 해라’ 라는 말에 마을 주민들의 마음이 불편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동구청 관계자는 “인근에 먼저 생긴 달동네박물관과 연계해 사람들이 체험코스로 이용하도록 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