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이용객 박시장 심야브리핑한 다음날 가장 적어 -공공장소 이용 기피 주말 가족단위 방문객도 반토막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공포심이 독서 열풍도 꺾었다. 메르스 발생 이후 공공장소에 대한 기피 현상으로 서울도서관 이용자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특히 어린 자녀와 함께 도서관을 찾는 가족 단위 이용자의 발길이 뚝 끊겼다.

19일 서울도서관(월요일 휴관)은 메르스 유행시점인 6월 초를 기준으로 지난달 19~31일과 이달 2~14일 이용자 현황을 비교 분석했다. 서울시청 옛 청사에 있는 서울도서관은 지리적 접근성이 좋아 평일에는 ‘나홀로’ 이용자가, 주말에는 가족 단위 이용자가 많다.

“메르스로 도서관 가기도 겁나”…이용자 절반 뚝

평소 6000~7000명 찾던 서울도서관은 메르스 발생 이후 5000명 수준으로 이용자가 크게 줄었다.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기를 꺼려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이 없다”는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도 깔려있다.

실제로 메르스 유행 직전인 지난달 19~31일 도서관 이용자는 8만947명으로 하루 평균 6746명이 찾았다. 평소 수준이다.

변화가 감지된 것은 지난 1일 메르스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부터다. 이후 2~14일 도서관 이용자는 6만4106명으로 하루 평균 5509명이 방문했다. 지난달 19~31일보다 18% 급감했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심야 긴급브리핑한 다음날인 5일에는 5211명이 도서관을 찾았다. 분석기간 중 평일(16일) 이용자 수가 가장 적었다. 메르스 공포심이 서울 전역에 확산됐음을 의미한다.

주말 이용자 수는 반토막났다. 지난달 23~24일, 30~31일 도서관 이용자는 2만7895명으로 일평균 6974명이 도서관을 찾았다. 하지만 이달 7일과 13~14일 도서관 이용자는 1만1110명으로, 휴관일(6일 현충일)을 감안하더라도 일평균 3703명에 그쳤다. 직전 2주와 비교하면 무려 47% 줄어든 것이다.

무엇보다 가족 단위 이용자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서울도서관은 분석했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주말에는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오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면서 “메르스 발생 이후 공공장소에 가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확연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서울도서관은 휴관일인 오는 22일 메르스 감염 예방을 위해 대대적인 방역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용훈 서울도서관장은 “각 자료실마다 손세정제를 비치하고 직원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 근무토록 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많이 찾는 장소인 만큼 메르스 예방을 위해 도서관 전체를 소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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